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뉴스가 있다. 기자들이 열심히 취재해 기사를 썼다. 그렇지만 채택이 안돼 버려진 뉴스다.
이 쓰레기통의 뉴스들을 분석했더니 한 가지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신문은 궁극에 있어 체제옹호세력이라는 것이다. 그 사회, 그 체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기사는 거의 채택이 안됐다는 것이다.
고전에 속하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이 연구조사가 이루어졌을 때 미국의 신문들은 곧잘 ‘우리’(we)라는 단어를 쓸 때였기 때문이다.
‘우리’라는 단어는 요즘 미국 신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다. 그만큼 객관적 보도, 객관적 편집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완전히 희귀종에 속한다. 기자들 중 보수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의 미디어 세계에서 보수성향의 기자를 그만큼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지역신문과 TV매체 종사자자 중 스스로를 보수파로 밝힌 사람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지, 전국을 잇는 TV 네트웍의 경우는 7%.로, 엘리트로 자처하는 언론인일수록 진보성향이 더 뚜렷하다는 것이다.
얼마만큼 진보적인가. 이런 식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의 기자는 아예 찾기가 힘들다. 동성애자 결혼은 미디어 종사자의 88%가 지지다. 또 도덕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단지 6%만이 관계가 있다고 응답해 전체 미국인의 60%가 그렇다는 답을 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언론 종사자들이 날로 진보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가지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의 해에 공정한 보도를 과연 기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대로 기대해도 된다는 게 상당수의 의견이다. 진보 쪽에 아무래도 기운다. 뉴스 선택을 하는 판단부터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보도를 기대해도 좋다는 건 높은 직업윤리 때문이다. ‘우리’라는 표현이 볼 수 없는 것도 부터가 그렇다. 어휘선택에서부터 주관적, 배타적 요소를 배격한다는 자세다.
그러므로 논설페이지를 제외하고 미국 주류의 신문들은 결코 특정 정치적 입장에 무게를 두는 기사를 싣지 않는다. 엄정 중립에,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말하자면 엄격한 자기통제로 언론이 신뢰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신문 이야기가 나오면 부러운 생각이 앞선다. 부끄러운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한국의, 한국적 언론현실과 자구 비교되어서다. 그건 그렇고 한국의 기자 중 보수파는 얼마나 될까,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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