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6·뉴욕 양키스)가 지난 4일 보스턴에서 열린 시즌 첫 경기에 이어 13일 홈 개막전에서도 홈런을 허용했다. 그래도 LA 에인절스(2승6패)는 이 경기에서도 져 최소한 하루는 더 디비전 바닥을 훔쳐야 하는 신세다.
박찬호는 이날 뉴욕의 뉴 양키스테디엄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에인절스에 5-0으로 여유있게 앞선 7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솔로 홈런을 포함해 2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지난 7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후 6일 만이며 세 번째 등판. 점수 차가 커 홀드를 올리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91에서 4.76으로 약간 내려갔다.
선발 앤디 페티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찬호는 2이닝 동안 타자 8명을 상대로 36개의 공을 던졌으며 26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실투로 솔로 홈런을 맞긴 했지만 삼진도 하나 잡았다.
7회초 에릭 아이바에만 안타를 허용했던 박찬호는 8회초 에인절스를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두 번째 등판 연속 감독이 멀티 이닝을 주문한 것.
3번 토리 헌터는 삼진, 월드시리즈 MVP 경력이 빛나는 4번 히데키 마쓰이는 낮은 2루수 땅볼로 잘 잡았다. 그러나 2사후 5번 켄드리 모랄레스에 우월 솔로홈런을 맞아 셧아웃이 깨졌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던진 슬라이더가 높게 뜬 것.
다음 타자 후안 리베라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한 박찬호는 9회초 수비 때 데이비 로버트슨으로 교체됐다.
에인절스는 8회말 두 점을 내줘 1-7로 뒤진 게 뼈아팠다. 2년 전까지 양키스에서 뛰었던 바비 아브레유가 9회초 로버트슨을 만루홈런으로 두들겨 동점을 이룰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5-7까지 쫓긴 양키스는 철벽 소방수 마리아노 리베라를 내보내 철문을 내렸다.
한편 이날 처음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홈 개막전에 앞서 진행된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수여식을 덕아웃에서 지켜봤다. 박찬호는 작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도 똑 같은 경험을 했다.
양키스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마쓰이에게는 양키스가 “약 주고 병 준” 셈이다.
<이규태 기자>
조 저랄디 양키스 감독(오른쪽)이 경기 전 마이크 소샤 에인절스 감독에게 월드시리즈 챔피언십 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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