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캐디’ 타이거 우즈가 10번홀 그린에서 4번째 펏을 앞둔 잔 에이블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경품추첨 행사 눈길
지난 6월 샌디에고 토리파인스에서 펼쳐진 US오픈에서 우승한 직후 무릎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4개월만에 토리파인스에 돌아왔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캐디로서 모습을 나타낸 것이었다.
우즈는 20일 토리파인스코스에서 올해 59세인 아마추어골퍼 잔 에이블의 캐디로 사우스코스 백9홀을 돌았다. 에이블은 우즈의 스폰서인 뷰익사가 실시한 ‘타이거와의 티오프’ 경품추첨에서 뽑혀 이날 천하의 골프황제를 전용캐디로 데리고 US오픈 코스에서 홀로 라운딩을 하는 엄청난 ‘호사’를 누린 것. 우즈는 타고 온 카트에서 내린 뒤 전혀 다리를 저는 기색없이 에이블에게 걸어가 “캐디를 구한다고 들었는데 나는 타이거 우즈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곤 녹색의 캐디 조키를 입고 그를 코스로 안내했다. 우즈는 이날 에이블의 카트운전을 맡았고 그에게 클럽을 넘겨주고 샷을 한 후엔 클럽을 넘겨받아 깨끗이 닦아 백에 넣는 등 캐디로서 임무를 충실하게 완수했다. 그는 또 에이블에게 그린 스피드가 엄청나게 빠르니 주의하라고 경고를 했지만 에이블이 10번홀 그린에서 무려 5펏을 하며 쿼트러플보기 ‘8’을 기록하자 멋쩍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라운딩을 마친 우즈는 “재미있었다”면서 “캐디는 여러 번 해봤다. 필드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이 즐거웠다. 잔은 좋은 친구”라고 소감을 밝혔다. 뉴저지주 웨스트벌린 출신으로 평균 90대 타수를 친다는 에이블은 “3, 4홀이 지나면서 긴장이 풀렸다”면서 “그(타이거)는 내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을 보여줬다. 샌드트랩에 들어갈 때 발로 모래의 감각을 느낀다고 한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우즈와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다친 무릎, 그리고 쌀쌀한 날씨 때문에 그린재킷 하나 더 있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우즈가 정말로 가식없고 진실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즈는 자신의 재활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으나 복귀시점은 아직 모르며 의료진이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즈는 US오픈 당시 왼쪽 무릎 인대가 찢어지고 다리뼈에는 두 곳에 골절상을 입은 상태로 출전을 강행, 플레이오프에서 19번홀까지 가는 대 혈전 끝에 로코 미디에잇을 따돌리고 생애 14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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