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는 27일자 비즈니스면에서 워싱턴 지역 이민자들이 미국을 강타한 삼중고에 시달리며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경제가 올해 들어 집값 폭락 등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하자 홈 에쿼티 등을 뽑아 소규모 사업을 시작한 이민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건축, 식당, 융자 등 소수계가 많이 진출해 있는 분야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포스트는 그러나 소수계 사업자들이 몇 년 안에 다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밝은 미래를 향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기사의 요지.
28번 도로가 지나는 버지니아주 매나세스에서 간판업을 운영하는 메디나씨는 도미노처럼 번져가는 주택 경기 하락의 여파를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있다.
먼저는 건축 하청업자들의 주문이 뜸해졌다. 다음은 부동산 중개인들의 발길이 줄기 시작하더니 지난달에는 아예 끊어져 버렸다. 그 뒤를 다른 사업자들이 따르고 있다. 3년 전 큰 꿈을 품고 시작한 사업은 매출이 반 이하로 떨어져 버렸다. 우선 가게를 렌트비가 적게 나가는 외곽으로 옮겨야할지 고민이 크다.
애난데일에 소재한 한미은행의 박재영(융자 담당)씨가 지난 2년간 한인 사업자들에게 제공한 융자 건수는 총 80개. 그중 8건이 올 10월 이후 페이먼트를 연체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작년 한 해 연체가 겨우 두 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증가다.
박씨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한인은 물론이고 히스패닉계, 베트남계 등 많은 소수계 주민들이 홈 에쿼티를 이용해 다른 집을 사거나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들이 현재는 홈 에쿼티와 사업 자금이 바닥나면서 돈이 융통이 안돼 사면 초가 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들 중에는 40만달러나 빌려 웃브리지에서 큰 식당을 연 아르바이자씨 처럼 모험을 한 사람도 있다. 그의 식당은 한 때 번창하기도 했지만 지난 7월 이후 손님이 딱 끊겨 하루 2,000달러 이상 되던 수입이 몇 백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희망에 차 있던 이민자들이 이젠 하루하루 경제동향을 주시하고 가슴을 조아리고 있다. 주변 건물들이 매물로 나올 때 마다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소수계 사업자들은 아직도 미래에 희망을 건다. 몇 년 안에 바닥을 친 경제가 다시 살아나길 기대하며 역경을 이겨낼 태세다. 아르바이자씨는 “다른 대안이 뭐가 있겠습니까? 계속 앞을 바라봐야지요”라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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