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명성에 편승한 무임승차” vs “상업적 성공요소 갖췄음을 증명”

드라마 ‘펜트하우스’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순옥 작가의 인기 드라마 SBS TV '펜트하우스'가 시즌제로 편성된 것은 빠듯한 제작비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야 하는 지상파가 찾아낸 새로운 공식이다.
이를 두고 진정한 시즌제라기보다 과거의 명성에 기대 '쪼개기 편성'을 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어쨌든 상업적으로 성공할 요소를 갖춘 걸 증명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시각도 있다.
'펜트하우스'는 시즌1 21회, 시즌2 12회, 시즌3 12회 총 45회로 기획됐다. KBS 2TV 주말극의 절반가량 되는 분량인데, 시즌제를 택한 덕분에 더 트렌디하고 더 많은 세대에 회자할 수 있는 평일 미니시리즈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김 작가는 주로 '아내의 유혹'(2008~2009) 등 100부작이 넘는 작품을 일일극으로 선보이거나, '왔다! 장보리'(2014)나 '내 딸, 금사월'(2015~2016)처럼 50~60회 정도의 장편을 주말극으로 집필해왔다.
그러나 이후 SBS와 손잡고 시청률과 화제성 두 가지 면에서 모두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미니시리즈 시간대로 옮겼다. '언니는 살아있다'(2017)는 금토극으로 총 68부작, '황후의 품격'(2018~2019)은 수목극으로 총 52부작이었다. 그리고 '펜트하우스'로 마침내 시즌제 미니시리즈로까지 자리를 잡았다.
호불호와 비평이 엇갈리지만 일단 결과는 성공적이다.
김 작가 특유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침없는 전개는 빠른 호흡의 미니시리즈 시장과 만나 오히려 큰 파괴력을 낳았다. 시청률은 시즌1 1회 9.2%(닐슨코리아)로 시작해 21회 28.8%로 끝났다.
김 작가는 매번 하던 대로 주인공들에게 거대한 시련을 안겨준 채로 시즌1을 끝냈다. 김 작가의 기존 작품으로 치면 중반부에 해당하니 당연한 수순인데, 시즌제가 되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의 추리에 불을 붙이는 효과까지 낳았다. 심수련(이지아 분)과 오윤희(유진)가 정말 죽었을지, 이번엔 누가 '점 찍고 살아 돌아올지'가 특히 관전 포인트다.

드라마 ‘펜트하우스’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펜트하우스'의 화려한 중간 성적표를 둘러싼 방송가 안팎의 시각은 다소 엇갈리지만, 필연적인 현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편이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9일 "시즌제라는 건 이야기 포맷 등이 갖춰진 상태에서 하는 것인데 '펜트하우스'의 경우 '뭐하러 끊어서 가나'는 생각이 없지 않아 있다. 과거의 명성에 편승하는 무임승차 스타일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00부작을 쓸 능력이 있는 작가가 시즌제 미니시리즈로 압축해 작품을 선보이니 훨씬 더 다이내믹해진 효과가 있는 것은 맞다"며 "'펜트하우스'의 성공이 다른 지상파 드라마들의 흐름도 조금 변화시킬 것"이라고 짚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좋은 프로그램만 시즌제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며 "연기자들을 언제든지 자기 작품에 묶어둘 수 있는 제작진이 있다면 시즌제는 가능하다. '펜트하우스' 역시 김순옥이라는 작가를 보고 배우들이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시즌제 가능성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펜트하우스'는 지상파 드라마의 최소한의 선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드라마는 삶을 반영하기에 빠르게 변화한 사회를 담는다는 측면에서 자연스럽다고 볼 수도 있다"며 "또한 정해진 제작비로 가장 큰 효율을 내는 공식을 만들어낸 만큼 따라가는 방송사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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