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피트 절벽서 추락
▶ 한인들도 사고 잦아
▶ 겨울 산행 각별 주의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남가주를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산간 지역에 폭설이 내린 가운데, 한인들도 많이 찾는 마운트 볼디에서 등산객 3명이 조난돼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겨울 산행의 치명적 위험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내며, 한인 등반객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은 지난 29일 오전 11시30분께 마운트 볼디의 악명높은 코스인 데블스 백본 인근에서 하이킹을 하던 19세 남성이 약 500피트 아래로 추락해 부상을 입었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구조팀이 출동했다고 밝혔다. 데블스 백본은 양옆이 가파른 낭떠러지로 이어진 날카로운 능선이다.
셰리프국 항공구조팀은 이 남성을 포함한 총 3명의 조난자를 발견, 이들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으나 강풍으로 헬기를 이용한 시신 수습은 불가능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셰리프국은 30일 3구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추락한 19세 남성을 포함해 나머지 두 사망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LA와 가까운 샌가브리엘 산맥에 위치한 마운트 볼디는 해발 1만64피트의 험준한 산이다. 하지만 대도시와의 높은 접근성으로 인해 경험 많은 등산객은 물론 지형과 날씨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20년 이후 이곳에서는 100건이 넘는 구조 작업이 진행됐으며, 총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인 조난 사례도 적지 않다. 2017년 4월 유명 산악인 김석두(당시 78세)씨가 등반 중 추락, 실종 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2022년 12월에는 CPA 최모씨가 조카와 함께 산행하다 발을 헛디뎌 추락사했다. 2023년 1월에는 70대 한인 정진택씨가 단독 산행 중 조난당했으나, 58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겨울 산행의 경우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구간이 많고 기후가 갑작스럽게 변할 수 있어 조난 사고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폭설이 내린 뒤에는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 산악 지대 곳곳이 빙판길과 같은 상태가 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 산악인이자 산악 저널리스트인 신영철 전 재미한인산악회 회장은 “산의 기온은 아래 분지 지역보다 최대 40도 낮아질 수 있다”며 “젖으면 잘 마르지 않고 쉽게 얼어 체온 유지에 취약한 면 소재 의류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 폴리에스터나 방한용 울 소재의 등산복을 착용하고, 낮 동안 기온이 비교적 따뜻하더라도 바람이 불거나 기상이 악화될 경우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여분의 옷과 방한복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이어 겨울 산행 필수 장비로 ▲헤드랜턴 ▲무전기 ▲크램폰 ▲폴을 반드시 챙길 것을 권고했다. 또한 기상 조건이 급변하는 겨울 산에서는 단독 산행을 피하고, 반드시 팀 단위로 이동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의 체력을 철저히 관리하고 오버페이스로 산행하지 않을 것, 그리고 일조 시간이 짧은 겨울철에는 어떤 산이라도 오후 1시까지 정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즉시 하산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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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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