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훤 법장(필라 화엄사 주지)
미국 땅을 밟은 지 어언 20년이 넘어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화엄사를 창건해 정진하며 포교한 지 만 11년이 된다니 세월 빠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자기와 맞는 인연이 있는 곳이 분명히 있다. 누구나 일생 살면서 인연지(因緣地)를 만나 정진하면 성불은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가족과 친척을 멀리하고 정진하는 수행자로선 더욱 그렇다. 그러기에 스승을 찾고 인연지를 찾아 정진하려 수행자는 해재철에 분주히 다닌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스스로 정진할 곳을 찾아 정처 없는 길을 떠난 것이 수행자 아니던가! 그래서 사판승(행정승)은 청산(靑山)에, 이판승(수행승)은 백운(白雲)에 비유했다.
나의 인연지 과연 어디던가/ 어느 곳에서 이 한 몸 회향을…/ 사람이면 한번쯤/ 되뇌어 보는 상념 아니던가/ 나는 세월을 보내지 안했건만/ 세월은 나를 모르는 듯 여기에/ 메아리 없는 계곡 향하여/ 소리 높여 불러본다/ 그대를 움직이는 주인공/ 그대는 어느 곳에/ 이십년 속 십일 년이라/ 강산이 두 번 바뀌었네/ 어느 뉘 인연 있어 /이 곳에 사느뇨/ 인연의 소중함 알고/ 이 몸의 무상 아는 자여/ 자기 자신 소중함같이/ 남에게도 배려를/ 무심코 던진 한마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 한번 새긴 기억들/ 호시탐탐 튀어나오고/ 인과응보 바로 믿고/ 한마디 말이라도 보시를/이번 화엄사 개산 11주년을 맞아 법사로 초빙된 무착 큰 스님은 본인과 같은 도반(道伴)으로서 항상 정진에 여념이 없으신 분이다. 세상 욕망 버리고 수행정진을 일관하신 분이라 할 수 있다.
무착 스님께서는 본인을 이 미국 땅에 심어놓은 장본인이다. 미국에 첫 발을 디딘 이후 뜻이 있어 뉴욕에 절을 지어 함께 지내려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님께서는 정진하시기 위해 한국에 귀국해 나의 마음 한 구석에 못내 아쉬움만 감돌았다. 그와 같은 끈끈한 인연이 있어서인 지 집안에 큰 형님처럼 대하며 이따금씩 옛 강원 시절로 돌아가 함께 살고 픈 충동을 느낀다. 강원 생활의 어린 시절 추억을 아는 자 얼마나 될는지… 언제나 정진의 자세로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으시고 미소로 대하시는 무착 큰 스님도 이 곳 화엄사가 좋은 인연지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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