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흥행과 스타 탄생은 항상 직결되지 않는다. 때문에 뜻밖의 순간 등장한 스타는 반갑다. 느즈막이 ‘로맨티스트’로 도약 중인 탤런트 전노민이 그렇다.
종반으로 치닫는 드라마 ‘사랑과 야망(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이 낳은 스타는 누가 뭐래도 전노민이다. 조민기, 한고은, 이훈, 추상미, 이민영 등 연기력과 인기를 겸비한 여러 배우가 등장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인물은 정신과 의사 홍조로 열연 중인 전노민이다. 부인하기 어렵다.

아쉽게도 전노민은 ‘사랑과 야망’을 만나기 전 ‘탤런트 김보연의 어린 남편’이란 수식어를 벗어내지 못했다. 다른 연기자와 비교해 다소 늦은 32살에 다니던 외국 항공사를 관두고 돈을 빨리 벌 것 같아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였다.

몇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 ‘사랑과 야망’으로 비로소 연기자로 조명받게 됐다.

극 중 자상한 인물로 등장하는 홍조는 시청자들에게도 인기다. 특히 아줌마 팬들의 환호가 무섭다. 요즘 하루에 한 번씩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데, 대부분 ‘여성지’라고 한다.

드라마 속에서 사랑받다 욕 먹으려니 편하지 않다

아줌마 팬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인기 가도를 달리던 전노민이 요즘 벽에 부딪혔다. 애정을 받다가 심할 때는 ‘욕’도 먹는단다. 드라마 속에서 첫사랑 미자(한고은 분)를 잊지 못해 부인(이유리 분)에게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반발은 곧바로 전노민에게 전해졌다. 놀라울 정도란다.

바람을 피우기 전까지는 여자들이 ‘어머, 어머’하며 좋아했는데 방송이 나간 뒤에는 ‘잘 보고 있긴한데, 아니 왜 그러셨어요’라고 묻더라. 여자 입장에서는 몸보다 마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홍조는 그게 아닌데… .

자상함이 지나쳐 이제는 ‘우유부단’으로 비쳐지는 홍조가 미자에게 가진 마음은 대체 뭘까.

아직까지 연민이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을 빨리 판단해서 일을 마무리지었다. 나쁜놈이 된 것도 아니고 좋은 사람도 아니고 애매하다. 팬티라도 입고 쫓겨나면 다행인가?(웃음)

사랑받는 캐릭터에서 졸지에 쓴소리를 들어야 하는 상황에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이다.

당연히 좋지 않다. 여자들이 원하는 남성상이었는데 ‘저런 사람도 바람필 수 있구나’ 충격이 큰 것 같다. 좋은 이미지로 끝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그러면 더 우유부단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김수현 작가 작품 항상 이슈되는 이유 알 것 같다

전노민은 홍조란 인물을 연기하며 연기자로서 전환점을 맞은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런 기대감은 곧 김수현 작가에 대한 믿음, 상대역을 맡은 이유리에게 갖는 신뢰로도 이어진다.

작가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다. 김수현 작가님이 ‘굳이 뭘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하다보면 다 된다고. 대사가 사실적이다. 사람의 심리를 후벼파고 실제 생활을 바로 글로 옮기는 힘이 진정한 대본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김 작가님 작품이 왜 항상 이슈가 되는지 알 것 같다.

실제로 15살 어린 이유리는 어떨까.

이유리씨 덕을 많이 본다. 출연신이 많을 때는 세트 안에서 진짜 부부처럼 같이 다닌다. 만나면 일단 팔짱을 끼고 걸어다니는데 스태프들이 ‘그만 좀 해라’고 할 정도다.

인기는 인기인 모양이다. ‘사랑과 야망’ 종영까지는 2달이 남았지만 벌써 3~4편의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았고 영화 제의도 많았다고 한다. 광고 출연 요청도 계속된다. 다른 건 몰라도 광고는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못 찍는 중이라며 곧 찍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배우보다 늦게 연기생활을 시작해서 일까, 전노민은 당분간 쉬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가능하면 5년이고 10년이고 힘들더라고 쉬지 않고 드라마를 계속하고 싶다. 늦게 시작한 만큼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은 것까지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내에게도 동의를 구했다.

아내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친김에 모든 여성팬이 궁금해 할 결혼생활을 물었다.

집사람은 선희(’사랑과 야망’ 속 아내 이름)와 비슷하다. 현모양처이고 항상 조용히 나를 위해준다. 정말 결혼을 잘한 것 같다. 결혼하고 나서 모든 일들이 잘 됐다. 무엇보다 결혼한 뒤에 난생 처음 보약을 먹어봤으니 더 말해 뭐할까(웃음).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