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 양아들’로 불리는 최측근
▶ 검찰 수사망 피해 2011년 해외도피
이명박 정부의 각종 비리 의혹을 풀어줄 ‘키 맨’으로 불리는 정용욱 씨(시사저널 제공)가 워싱턴 지역에서 도피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사주간지인 시사저널은 20일 정 씨가 수사당국의 칼날을 피해 해외 도피한 뒤 워싱턴D.C. 인근에 거주하며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용욱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멘토 역할을 했던 최측근 인사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정책보좌역이었다. 그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며 MB 정부의 대선자금·공천헌금·인사청탁·방통위 뇌물·언론장악·정계로비 등과 관련한 의혹을 풀어줄 핵심인사로 꼽혀왔다.
현재 DC 박물관 청소부로 일해
그는 정치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다 갤럽 회장이었던 최 전 위원장과 인연을 맺었고,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캠프에 합류해 최 전 위원장과 함께 홍보 전략을 세웠다. 대선 승리 후인 2008년 최 전 위원장은 방통위의 규정을 바꾸면서까지 정책보좌역을 신설해 정 전 보좌역을 발탁했다.
정 전 보좌역과 연관된 비리 의혹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지난 2008년 추석 직전 최시중 전 위원장의 지시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친이계 의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전달했다는 혐의다.
두 번째는 2009년 7월 미디어법 통과 직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에게 용돈 명목으로 500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셋째는 2007년 대선 당시 파이시티 브로커 이동율 씨에게 1억5000만원을 받은 정황이 나왔으며, 네 번째는 김학인 전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2억원의 금품을 받고 EBS이사 선임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MB 정부의 언론장악 실태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정 전 보좌역을 통해 밝혀질 수도 있다.
정 전 보좌역은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2011년 말 방송통신위원회에 사표를 내고 태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말레이시아로 몸을 숨겼다가 다시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검찰은 행방 묘연을 이유로 2012년 8월 정 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중지 처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정 씨는 워싱턴 D.C.의 한 박물관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C청소회사의 하청업체 직원으로 주 5일간 저녁 6시경 지하철로 출근해 10시경 퇴근하고 있다.
그의 거주지는 DC에서 40분가량 떨어진 버지니아의 한 주택가로 2층 주택을 렌트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집의 월 임대료는 3,500-4,000달러로 추산된다.
50대 후반인 그는 부인과 딸과 함께 기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집에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숙을 쳐 임대료의 상당부분을 감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시사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곧 (한국에) 들어갈 것이다”면서 “검찰에서 수사가 시작돼서 나를 부르면 다 얘기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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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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