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북쪽 신도시 발렌시아에서 15년간 한국어 교육을 이어온 한인 모자 교육자의 스토리가 훈훈한 감동이자 성공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발렌시아 한국어학교의 사례는 상징적이다. 불모지와 같던 지역에서 교회의 작은 교실과 몇 개의 책상으로 시작된 수업이 이제는 수준별 맞춤교육과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학교로 성장했다.
지난 15년 간 약 1,000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거쳐 가며 한국어 말하기·듣기·쓰기뿐 아니라 사물놀이와 한복 만들기, 전통음식 체험 등을 통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배웠다고 한다. “한국어 교육은 곧 뿌리교육”이라는 신념이 실천돼 온 현장이었다.
한인 2세, 3세들이 성장하며 어릴 때는 한국말을 곧잘 하다가도 학교에 들어가면 빠르게 잊어버리고, 성인이 되어 뿌리를 찾으려 할 때는 이미 언어 습득의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차세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정체성 혼란을 예방하고, 자존감을 세워주는 가장 중요한 투자다. 그 사명을 묵묵히 감당해오고 있는 뜻 있는 교육기관들과 한국어 교사들은 한인사회의 숨은 보배와도 같다.
발렌시아 한국어학교와 마찬가지로 미주 한인사회 곳곳에는 조그만 교회 등에서 오로지 뿌리교육을 위한 봉사를 실천하는 교육자들이 많다. 그러나 많은 한국어학교와 주말학교, 그리고 한국어 교사들은 여전히 재정난과 인력난 속에서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있다. 최근 K-문화와 한국어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묵묵한 헌신은 더욱 빛을 발한다.
발렌시아 한국어학교의 15년은 단지 한 학교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어떻게 스스로의 뿌리를 지키고,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불씨를 이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훈이다. 이같은 한국어 교육기관에 대한 한국 정부의 더욱 전폭적이고 확대된 지원이 꼭 필요하다. 일선 한글학교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 강화와 나아가 공립학교 한국어반 확대, 체계적 한국어 교사 양성 등 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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