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안 시인, 첫 시집‘꽃씨 하나의 우주’발간

황안 시인이 첫 작품집을 보여주고 있다.
‘소복이 한 뼘 쌓인 눈 위로/한복 차림의 여인/걸어오며 눈짓을 보낸다/노란 호박 노리개 태양을 머금은 듯 눈부시고/대청마루에는 아침 햇살이 머문다//찬바람이 불어도 하던 일 멈추고 머리 쓰다듬어주는 손길/노란 호박 노리개/청색 비단술을 하늘에 날리우는/기왓장 위로 은빛 정체가 찬란하다//병마는 오장을 옭아매는/겨울 한가운데 마음이어도/조용히 인자한 모습으로 손을 뻗는다/노란 호박노리개 숨죽이고 건너가고/텅 빈 장롱 속 침묵으로 채워진다//차곡차곡 쌓인 연륜 위로/한복차림의 여인들이/삼대를 이어 줄을 잇는다/건너가는 노란 호박노리개 품위와 숭고함/오늘도 즐거움과 고난을 채우고/내일의 혈맥 위로 찬란한 꽃 피어나길’ (시 ‘호박 노리개’ 전문)
고희(古稀)를 훌쩍 넘긴 나이에 황 안(73, 본명 김예자)씨가 첫 시집 ‘꽃씨 하나의 우주’를 내며 문학소녀적 꿈을 이뤘다.
지난해 조선문학 신인작품 공모전에 당선되며 시인으로 등단한 지 1년 만이고 문학 입문 5년 만이다.
작품집에는 은행잎, 두레박, 오드리 공원의 보랏빛 향기, 해바라기, 묵상, 호박 노리개, 아버지의 길, 수녀 데레사, 세월호의 아들아 딸아, 나라 없는 슬픔, 능소화, 치유의 숲에서, 명상 등 70여편의 시가 실려 있다. 봄이 저만치, 벚꽃, 눈보라, 이중섭의 황소, 설련화 등 6편의 영역시와 박진환 문학평론가의 평설도 올려져 있다.
황 씨는 “나이테만큼 느는 허전함으로 시의 세계에 첫 발을 조심스럽게 들여놓았다. 허덕이는 생활 속에 비켜 지나갔던 낮은 음성들, 반짝이는 빛의 파편들, 채색의 아련함 같은 작은 씨앗의 새순을 따스한 햇빛처럼 달빛처럼 가꾸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두 번째 시집 발간도 준비 중이다.
황 씨의 문학공부를 5년째 지도하고 있는 이경주 시인(일맥서숙문우회 지도숙사)은 “황 시인의 작품은 꽃과 자연으로 압축된다. 꽃의 미세한 떨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특별시상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생물학과와 버지니아 텍 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황 씨는 페어팩스 카운티 공무원으로 15년간 근무했으며 나가 일맥서숙 문우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선친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이 된 김경린 시인이며, 남편 황성태 박사(공학)와 페어팩스에 거주하고 있다.
문의(202)330-9513
<
정영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