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가 이라크 수비수의 태클을 넘어 돌파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
이번 호주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결승까지 오르는데 최고 수훈 선수를 고르라면 단 한 명을 고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는 ‘캡틴’ 기성용부터 팀의 최고참 노장이면서도 가장 막강한 피지컬과 함께 무르익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차미네이터’ 차두리, 한국을 여러차례 나락에서 건져 올린 ‘거미손’ 수문장 김진현,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 손흥민 등 MVP급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즐비하다. 사실 한국 대표팀이 대회 첫 경기에서 팀의 대체 불가멤버로 평가됐던 이청용을 부상으로 잃고 3번째 경기에선 전 캡틴 구자철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 27년만에 결승무대까지 오르며 55년만에 아시아 정상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은 선수 전원의 기대이상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뉴스타를 꼽는다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한 ‘원석’ 다이아몬드 이정협과 ‘이영표의 후계자’ 김진수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정협은 ‘해결사 부재’라는 고질병을 겪던 대표팀에 한 줄기 빛을 내리면서 ‘신데렐라 중의 신데렐라’로 우뚝섰다.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없는 무명으로 소속팀에서조차 주전멤버가 아닌 그를 대표팀 원톱요원으로 전격 발탁해낸 슈틸리케 감독의혜안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가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던 이정협은 이번 대회에서도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뽑아냈고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선 선제 결승골을 뽑아낸 것은 물론 김영권의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하는 활약으로 한국이 결승에 오르는데 큰 수훈을 세우고 있다. 아직 세기와 경험이 부족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이긴 하지만 골 냄새를 맡는 천부적인 능력을 보여주며 한국축구의 새로운 원톱 등장을 알리고 있다.
한편 슈틸리케호의 왼쪽풀백 김진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5게임에서 단 1분도 쉬지않고 풀타임을 뛰며 5연속 무실점 행진에 힘을 보탰을 뿐 아니라 8강과 4강전에서 연속으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제2의 이영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한국축구 역사상 최고의 풀백으로 평가받는 이영표가 은퇴한 이후 믿을만한 레프트백이 없어 고심했던 한국축구가 더 이상은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이영표는 “예전의 나보다 더 낫다”고 말할 정도다.
완전한 무명이었던 이정협과 달리 김진수는 사실 수차례 대표팀에 올랐던 선수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때도 엔트리 진입이 유력했으나 발 부상으로 아쉽게 탈락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때 붙박이 왼쪽 풀백으로 맹활약하면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큰 수훈을 세웠고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스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에서 5경기동안 480분(추가시간 제외)을 쉬지 않고 뛴 김진수는 “체력에 문제가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결승까진) 아직 나흘의 시간이 남았다. 평생 한 번 찾아올 기회다. 죽을 각오로 뛸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호주가 결승 상대가 되면 관중이 꽉 들어찰것”이라며 “기왕 우승할 것이라면 그런 경기장에서 이기고 싶다. 한국이 아직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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