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영화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맨’
▶ 브누아 블랑 탐정 인생 통틀어 가장 위험한 사건
▶ 라이언 존슨 감독, 대니얼 크레이그·조쉬 오코너
![[주말 뭐 볼까 OTT] 세 번째 수수께끼, 신앙의 무게 짊어진 고딕 미스터리의 귀환 [주말 뭐 볼까 OTT] 세 번째 수수께끼, 신앙의 무게 짊어진 고딕 미스터리의 귀환](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12/11/20251211164827691.jpg)
브누아 블랑 탐정(다니엘 크레이그·오른쪽)이 신실한 젊은 신부 주드(조쉬 오코너)와 함께 탐정 인생을 통틀어 가장 위험한 사건을 추리해간다. [넷플릭스 제공]
명탐정 브누아 블랑(대니얼 크레이그)의 다음 여정은 고딕 미스터리의 부활을 선언하며, 신앙과 회의라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라이언 존슨 감독의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웨이크 업 데드 맨’은 신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어둡고 음산한 영화다. 2025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세 시리즈 중 가장 야심 차고 개인적인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존슨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미스터리 문학의 대가 존 딕슨 카의 고딕적 영감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그는 카의 작품 톤을 언급하며, “초자연적인 것을 향해 기울면서 에드거 앨런 포처럼 으스스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재능”을 흡수했다고 밝혔다. 촬영감독 스티브 예들린과의 협업을 통해 구현된 음산하고 분위기 있는 조명은 이러한 고딕 톤을 완성하는 핵심이다. ‘해가 구름 뒤로 가면서 갑자기 방 전체의 분위기가 바뀌는’ 조명 변화는 단순한 배경이 아닌, 미스터리의 복잡성을 반영하는 마법 같은 장치로 기능한다.
‘웨이크 업 데드 맨’은 뉴욕 북부의 작은 마을 침니 록을 배경으로 미스터리 문학의 대가 존 딕슨 카의 ‘중공의 남자’와 에드거 앨런 포의 ‘뤼 모르그가의 살인’에서 영감을 받은 밀실 미스터리다. 존슨 감독은 이번 각본이 “지금까지 쓴 것 중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그 이유는 바로 신앙이라는 주제 때문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으나 현재는 믿음을 떠난 감독의 경험이 투영된 이 작품은, 신앙을 다면적인 렌즈로 바라보며 모든 면을 정직하고 관대하게 보여주려는 지난한 노력이 담겨 있다. 이는 단순히 종교적 딜레마를 다루는 것을 넘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믿음과 회의 속에서 인간의 결함 있는 본성을 이해하려는 성숙한 시도로 읽힌다.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화려한 앙상블 캐스팅이다. 이번 작품에서 주드 신부 역을 맡은 조쉬 오코너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아일랜드 가톨릭 배경을 가진 그는 명확한 집을 찾지 못한 강한 신앙심을 품고 있으며, 이러한 질문들이 늘 그의 삶에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역할이 코미디와 비극의 경계를 걷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오코너의 연기는 코믹한 표면 아래에 깊고 심오한 불편한 진실을 담아낸다. 그는 주드 신부 캐릭터에 관해 “주먹을 쥔 손과 환영하기 위해 펼친 팔 사이의 긴장”을 구현하며 폐쇄적인 내면에서 사랑의 하나님을 찾는 복잡한 인간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깊이 있게 답했다.
대니얼 크레이그, 글렌 클로즈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과의 협력적인 현장 분위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들이 트레일러로 돌아가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만든 ‘유랑 극단’ 같은 촬영 환경은, 캐릭터들 간의 화학적 반응을 극대화시켜 관객에게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앙상블을 선사하고 있다.
라이언 존슨 감독은 아가사 크리스티처럼 시대극이 아닌, ‘현재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력한 미스터리 도구로 이 시리즈를 내놓았다. ‘웨이크 업 데드 맨’은 용의자들의 권력 구조를 통해 현대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주며, 동시대적 이슈에 대한 통찰을 놓치지 않는다. 존슨 감독이 강한 애착을 보인 이 시리즈는 대니얼 크레이그와의 협력 속에서 그 깊이와 재미를 더했다. 단순히 범인을 찾는 추리극을 넘어, 개인의 신념과 보편적 의문을 탐구하는 존슨 감독의 가장 성숙하고 대담한 작품이다. www.netflix.com/WakeUpDea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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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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