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송년특집-한인사회 세밑 풍경 현장 르포
10일 뉴욕한인교회에서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의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과자집을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퀸즈 뉴욕한인교회에서 열린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의 사랑의 교실에서 만난 하수빈(15·가명)양은 정신지체와 자폐증 증상으로 기자와 정상적인 대화조차 불가능했다. 하양은 발육이 더뎌 또래보다 체구가 훨씬 작고 뇌에 이상이 있어 경기를 자주 일으키며 쓰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성격이 얼마나 활발한지 기자를 보고 연신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건넨다. 하양 같은 장애인들은 학교와 집, 병원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의 연속이기 때문에 오늘처럼 자신과 비슷
한 친구들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무척 특별하다고. 하양의 어머니는 “다
른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도 다니고 친구들과 함께 놀러 다니며 시간을 보내지만 우리 애들은 장애인 시설에 보내는 것이 전부다”며 “무엇보다 우리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아직 한인사회에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뉴저지의 한 허름한 집에 거주하는 박승철씨(55·가명)는 20년 전 이민 와 수퍼마켓에서 배달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7년 전 다리의 혈관이 막히는 불치병이 발생해 양쪽 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중증 장애인인 그는 서류미비자로 불체자신분이 돼 현재 수입도 전혀 없어 지역 교회의 도움으로 살고 있다. 부인과 자식이 있지만 모두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 나이 들어가는 그에게는 장애로 인한 아픔보다 외로움이 훨씬 크다.하양과 박씨처럼 뉴욕과 뉴저지 지역 한인 장애인들의 상당수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회적인 편견 등으로 소외된 채 어렵게 살고 있다.
뉴욕밀알선교단의 김자송 단장은 “뉴욕일원 장애인들의 약 40%가 영주권이 없어 정부 보조금이나 국가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선교단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환경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돕고 있지만 줄어드는 후원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축소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은 순수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 그 수가 줄어 올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선교단은 한 한인교회의 도움으로 장애인들을 교육할 장소를 제공받고 있지만 언제까지 신세를 질 수 만은 없는 노릇.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장애인 선교단체에서도 마찬가지다.
뉴저지 밀알장애인선교단은 최근 매주 토요일마다 모임에 장소를 제공하던 교회에서 더 이상 장소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통보해 당장 이들을 돌보아야할 장소가 사라졌다. 이렇게 장소를 옮겨 다닌 것이 지난 17년 동안 무려 5번째다. 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동체생활을 할 수 있는 선교센터의 건립을 위한 한인사회의 후원이 절실한 시점이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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