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식의 세계화’는 그럴듯한 슬로건이 아닌 확실한 대박 아이템이다.
유명 호텔 한식당 셰프 말처럼 ‘웬만한 아시안 요리가 다 뜬 상황에서 늘 새로운 것을 열망하는 소비자들에게 이제 한식은 뜰 수밖에 없는 트렌디한 아이템’이 된 것이다. 그 기막힌 타이밍에 한국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주창하고 나섰고 그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 정부는 얼마 전 LA 인근 한식당 업주와 종업원들을 상대로 종업원 예절교육과 한식 세계화를 위한 요리 시연회를 개최했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행사에는 특별한 홍보 없이도 한인 식당 업주들이 대거 몰려왔다.
특히 메뉴 시연회에는 ‘불경기 타개’ 대박 아이템이 없을까 기대하고 온 업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메뉴는 평범하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했고, 여타 교육 내용도 현지 사정을 몰라도 한참 모른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수개월에 걸쳐 실사를 했다 해도 말 그대로 현지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해프닝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은 “이렇게 현지 사정을 파악 못한 채 한국 대기업이 진출한다고 한식 세계화를 이뤄내겠냐”며 “생색내기 식 사업이 아니라면 실익을 위해서라도 한인 식당업주들과도 긴밀한 연계를 이뤄야 진정한 한식 세계화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한국정부로서는 당연하게도 자국 기업의 해외에 진출을 금전적, 제도적으로 지원해 주는게 우선 일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미주 한인들의 상담 건수의 대부분이 창업전략이나 사업계획 없이 막무가내 식 투자만 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지원이 힘들다고 추진단은 털어놓는다.
마땅하게도 눈 먼 돈 긁어다 특혜를 주겠다고 작정한게 아닌 이상 투자자 입장에선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서야 투자도, 지원도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인들의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전달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 설립이 시급하다.
한국 유명호텔 한식당 출신의 한 셰프는 “업주들끼리 혹은 셰프들끼리 협회를 만들어 필요 사항을 요구하는게 더 빠르지 않겠냐”며 “각개전투처럼 불만을 토로하는게 아닌 보다 더 조직된 목소리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도 한국 사람인데 왜 나만 빼놓냐’는 감상적, 유아적 호소로 시간 낭비를 하기보다는 서로가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윈윈의 확신을 보여주는게 더 시급하다.
이주현 / 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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