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뉴욕시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수 전씨와 딸 엘리스, 손녀 애나씨가 완주 메달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애나하임 힐스 거주 수 전씨
딸·손녀와 3대가 함께 달려 화제
“원하는 것 있으면 일단 도전하세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안된다고 포기하기 보다 일단 도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8세의 나이로 처음 마라톤에 도전한 한인 할머니가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LA로 돌아왔다.
애나하임 힐스에 사는 수 전씨는 둘째 딸 엘리스 전(47·뉴욕)씨, 첫째 딸이 낳은 손녀 애나 머피(트로이고교 12학년)와 함께 3대가 뉴욕 마라톤에 도전, 화제가 됐던 인물(본보 11월2일 A1면 보도).
수씨는 지난 4일 뉴욕시에서 열린 마라톤에 생애 처음으로 출전해 7시간 29분 54초의 기록을 세우며 골인지점을 밟았다. 뉴욕마라톤과 보스톤마라톤을 이미 완주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엘리스씨도 이 날만은 어머니와 함께 발을 맞췄다.
어려서부터 전 할머니와 함께 자라 유난히 손자, 손녀 중 정이 깊은 애나양은 “이번엔 내가 그랜마(할머니)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라며 마라톤에 따라 나섰고, 어둠이 내려앉은 뉴욕시를 함께 걷고 달리며 전 할머니의 곁을 지켰다.
전씨는 “2마일 정도는 열심히 달렸는데 그 이후로는 걷기를 연습해 18마일까지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그 이후부터는 주위도 점점 어두워지고 사람들도 다 앞서 달리고 나만 처지는 것 같아 힘이 많이 들었지만 딸과 손녀가 함께 있어 해낼 수 있었다”면서 쉽지 않은 도전에 함께 해준 딸과 손녀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이들은 등에 번호표 외에 ‘수 전’ ‘수의 딸’ ‘수의 손녀’라는 글씨를 붙이고 달려 이들의 사연을 아는 사람들로부터 “이야기 들었다” “힘내라” “부럽다”는 등의 인사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불과 2개월 반 정도의 연습으로 마라톤에 출전, 완주 메달을 받은 전씨는 “처음 도전한 것이었지만 많이 연습을 해서 몸이 젖어들면 힘들지 않고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면서 “비록 약 7시간 30분의 기록이지만 75세부터 79세 사이에서는 5등을 했다. 내가 전체에서도 꼴찌인 줄 알았는데 내 뒤로 200명이나 넘게 있다”면서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전씨는 “달리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우리 3대를 알아보고, 마라톤이 끝난 뒤에는 그랜드 패런츠닷컴과 인터뷰도 했다. 마라톤 때문에 유명해졌다”면서 “우리 셋 외에도 뉴저지에 사는 셋째딸 제인과 사위, 엘리스의 남편과 3남매 등 온 가족이 우리 사진을 찍고 우리와 함께 달렸다. 모두에게 고맙다.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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