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장만해둔 소방호스로
소방관 오기 전 4시간 사투
하이밸리 주택 6채 지켜내
남가주 대형 산불의 피해 현장에서 40대 남성이 4년 전 장만해 두었던 소방호스를 이용, 거대한 불길에 용감히 맞서며 여러 주택들을 화마로부터 구해내 화제다.
샐 크리벨로(43)가 샌디에고 카운티의 고급 주택가 가운데 하나인 포웨이의 ‘하이밸리’ 지역으로 이사한 것은 가주 역사상 최대 피해 규모를 기록한 ‘시더 산불’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2003년.
당시 24만여에이커를 태우고 22명의 사망자를 낸 산불은 천만다행으로 그의 동네 코앞에서 진화됐다. 그러나 4,500스퀘어피트의 큰 저택에 살고 있던 크리벨로는 언젠가 이런 산불이 다시 올 때를 대비,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길이 600피트, 직경 2.5인치짜리 소방용 호스와 소화전을 여는 랜치 등을 장만해 두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지난 21일 허리케인급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발생한 산불은 ‘하이밸리’로 빠르게 접근했고 22일 아침 경찰관들은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거대한 불기둥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급박한 상황에서 크리벨로는 소방 인력의 손길이 ‘하이밸리’까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화염에 맞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최선을 다하자”면서 자신만 잔류키로 결정하고는 아내와 두 아이들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켰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떠난 이튿날인 23일 동이 트기 직전 이웃에 있는 첫 번째 집으로 불길이 다가온 것을 확인한 그는 소방 호스를 트럭에 싣고 나갔다. 마침 잔류하고 있던 이웃 마이크 페리, 1년 전 이사해 온 집을 버릴 수 없다고 결심한 존 파세닐리가 각각 합세했다.
이후 4시간 동안 변변한 소방복도 갖추지 못했던 이들 3명은 뜨거운 불길과 눈앞을 가리는 짙은 연기 속에서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며 사력을 다해 물을 뿌려댔다. 오전 10시께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20여채의 가옥이 전소된 상태였지만 크리벨로 일행은 6채의 주택을 화마로부터 지켜냈다.
크리벨로는 다음에도 똑같을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한 가지 달라질 것인데, 우선 당장 소방 헬멧을 구입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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