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블러버드 템플 앞에서 스티븐 스타인(왼쪽) 랍비와 한미연합회 전국연합의 찰스 김 회장이 악수를 나누며 두 커뮤니티의 우정과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5천석 규모 윌셔템플 한인사회 개방 의미
남가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유대교구인 윌셔블러버드 템플이 한인 사회에 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윌셔블러버드 템플은 벌써부터 영어 구사능력이 부족한 한인 이용자를 배려하기 위해 한인 통역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한인 사회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윌셔블러버드 템플은 유대 달력에 따라 회당을 한인들에게 공개할 수 없는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오전을 제외하고는 한인들에게 모든 시설을 공개하고, 종교간 대화 등의 각종 프로그램에 한인들을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종교 지도자 초청·유소년 교환 방문 논의
“서로 친구되기 이제부터 시작” 협력 다짐
28알 낮 템플의 종교연구소장인 스티븐 스타인 랍비가 “안녕하십니까”라고 반갑게 인사하자 한미연합회(KAC)전국연합의 찰스 김 회장은 “샬롬”으로 화답했다.
유대인 비하 논란을 부른 ‘먼나라 이웃나라’파문 속에서 한인과 유대인 사회 협력의 이정표를 세운 두 사람은 “비난의 손가락질은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다”며 “한·유대인의 친구되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스타인 랍비는 한·유대인 커뮤니티의 현주소에 대해 “그동안 서로의 커뮤니티를 다지느라 서로를 쳐다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 번도 얼굴을 맞대고 가깝게 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소통의 부재를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제 함께 미래를 일궈나갈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미래의 청사진은 밝다고 강조했다.
한인과 유대인 커뮤니티의 관계는 서로 친밀하게 대면할 기회는 없었지만 한인들이 유대인들이 이동한 자리를 메우며 커뮤니티를 성장시켜 왔다는 점에서 그리 멀지 않다. 현재도 자바시장에는 많은 한인 업주들이 유대인 건물주와 함께 비즈니스 관계를 맺으며 공생하고 있다.
김 회장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문화·인적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대교의 율법인 ‘토라’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나? 그러나 토라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윌셔블러버드 템플과 함께 서로의 종교, 문화 상호교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윌셔블러버드 템플은 이에 따라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한인 기독교계 종교지도자들과의 정례 회동, 유소년들의 상호 커뮤니티 방문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윌셔블러버드 템플은 유대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한인 통역 등을 채용해 한인들의 유대교 전통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스타인 랍비는 “아마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장벽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언어 장벽의 벽을 거두는 것이 가장 큰 우선순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27일 윌셔블러버드 템플의 코리안 오픈하우스 행사에 찾아 온 한인 일반인 중에는 영어 구사 능력이 부족해 유대회당이 문호를 열었음에도 불편한 기색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국 기독·유대교 컨퍼런스(NCCJ)에 오랜 기간 참여해 온 김 회장은 유대 회당에 첫 걸음을 뗀 기억을 떠올리며 “다른 문화를 접하는 것이 처음에는 낯선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더 많이 접촉할 수록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며 더 많은 한인들이 유대 회당에 발걸음을 옮겨달라고 당부했다.
윌셔블러버드 템플이 한인 사회에 문호를 개방한 것은 특히 한국에서 출판된 먼나라 이웃나라가 유대인 비하 파문을 낳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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