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한국의 언론에 실린, 암울한 시절에 자리잡은 소위 ‘사회 지도층’ 저명 인사들의 노무현 대통령 및 집권 세력에 대한 논조들을 보면, 노 정권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 파괴하는 비민주적 정치집단이고,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공산주의자들(심지어 빨갱이)이고, 친북, 반미를 조장하는 좌파정권이므로 하루 속히 보수우익이 집권해야 선진한국, 통일조국이 된다고 주창한다.
한국의 보수우익 세력은 대다수가 지난 30여 년간의 군부통치시대부터 입신양명하였거나 개발독재의 과실을 차지하였던 인사들이다. 그 당시 자유, 민주라는 말 한마디하지 않고 단물만 빨면서, 오히려 민주화 세력들에 침 뱉던 이들이 이제는 마치 자신들이 진정한 자유, 민주의 선구자, 나아가 통일을 소원하는 애국애족 투사인 양 행세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화 인사들을 폄하, 조롱, 독설을 퍼붓다 못해 빨간색 덧칠까지 하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 등장 때나, 요즈음 미국의 신보수주의와 같은 흐름이 한국 사회전반에 재부상하는 것 같아 스산함을 느낀다.
보수세력의 주장을 먼저 자유와 민주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노 대통령은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 권위나 권한을 스스로 축소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여 공권력 행사를 최소화하며 국민이 주인 되는 민주를 강력히 실천하여 왔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자유와 민주가 과잉 포화상태라고 할 정도로, 한국 국민은 유사이래 최대의 자유와 민주를 만끽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헌정과 인권이 군화에 짓밟히던 군부통치 시대를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이, 현대 국가 중에서 한국만큼 자유, 민주, 인권을 구가하는 나라가 몇이나 있을까 반문하고 싶다.
경제적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단기간의 고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부의 편재와 지역간 개발 불균형이 심화되어 왔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계층, 집단, 지역간에 골이 깊어져 왔던 것이다.
이러한 갈등과 마찰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서 노 정권은 개혁, 이를테면 재산세 및 부동산 관련 세금의 인상, 부의 독점과 세습 차단, 사회복지의 확충,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배려, 수도이전 등의 서민대중 정책을 시행하여 왔다.
이러한 정책들이 기득 계층에게는 자신들의 이익과 권리를 박탈하는 공산당 식으로 비추어졌는지 모른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은 수출, 주가, 소비, 해외투자가 유사이래 최대최고를 기록하는 등, 바야흐로 자유시장,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견고히 구축되고 있다.
이념적 측면에서 보면, 보수 우익의 지도자들이 현 정권에 대해서 단편적인 예들을 열거하면서 친북, 반미의 좌파 정권이라는 자의적 결론을 내리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며, 감정개입이 지나친 것이라 해석된다. 고작 한 학자의 사학논문, 일부 과격주의자의 맥아더장군 동상철거 데모 등은 자유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극소수의 돌출 언행임에도 침소 봉대하여, 현 집권층과 결부시켜, 좌파라고 낙인찍고 있다.
이들은 좌파정권 내의 민주화 세력들을 몰아내고, 보수우익이 재집권하여 파괴, 훼손된 민주헌정,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자고 설파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 세력이 있었으므로 대한민국은 민주 헌정과 국가정체성을 되찾았고, 그들이 있음으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는 그들이 선진한국을 세우고, 평화 통일 조국을 이룰 것이라고 본다.
듀크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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