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작고 백성은 적어서 오순도순 평화롭게 사는 것을 노자는 이상적인 나라의 형태로 생각했다. 소국과민(小國寡民)이다. 백성의 숫자가 얼마 안되니 다스릴 일도, 다스림을 받을 일도 별로 없고, 자연히 관리도 군대도 필요가 없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말한다.
무엇이든 ‘대량’으로 가면 문제가 생긴다는 인식인데 2500년쯤 지난 오늘을 노자가 보았다면 가장 개탄할 ‘대량’은 무엇일까. 의식주의 기본인 사람의 식생활을 ‘대량’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아닐까.
지금 한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쓰레기 만두소’ 파동도 근본을 짚어보면 만두를 먹을 사람이 불특정 다수라는 데 있다.
음식이란 본래 분명한 대상을 위해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하는 법인데 대량 생산의 시대에는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만든 음식을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먹는 게 문제이다. 그 단절의 틈새로 석회가루 두부, 납덩어리 들어간 생선, 썩은 무 꼬랑지 만두 등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양심 불량자들이 끼여든다.
식품 위생 관리가 보다 철저한 미국에 사는 게 천만다행인데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심 불량으로 인한 불량 식품은 아니더라도 대량 처리 과정 자체로 인해 위험 식품들이 너무 많다.
건강 잡지인 멘스 헬스는 최근호에서 우리를 위협하는 ‘10대 불결한 식품’을 선정했다. 1위는 닭고기. 표본 검사 결과 시중에서 판매되는 닭고기 중 40% 이상에서 E-콜라이등 세균이 발견되었다.
가장 불결한 식품 2위는 햄버거용 간 쇠고기. 완전히 익히지 않은 햄버거를 먹으면 E-콜라이 식중독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가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에 쇠고기 대신 인기를 얻는 간 칠면조 고기도 세균 감염 위험은 마찬가지. 포장된 간 칠면조 고기를 무작위로 검사해보니 4개중 한 개는 세균에 감염되어 있었던 것으로 잡지는 전했다.
목이 쉬면 생 계란을 먹고 목소리를 가다듬던 일도 이제는 추억으로 돌려야 할 습관. 미국에서 계란으로 인한 식중독 사건이 연간 60만건이나 발생해 300여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통계가 있다. 무엇이든 완전하게 익혀 먹는 것이 최선이다.
신선한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과일 중에도 요 주의 식품은 있다. 캔펄루프는 껍질에 유난히 박테리아가 많고, 복숭아는 털 때문에 웬만큼 씻어서는 살충제를 같이 먹을 위험이 있다고 한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권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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