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메모 공개키로
“당시 수상한 활동 70건 포착”
조지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공격 한달 여전인 2001년 8월6일 일일 정보보고(PDB)를 통해 알 카에다 조직이 미국 내부에 상륙, 테러 공격 조직원 활동을 위한 지원체제를 갖췄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백악관이 10일 비밀해제에 필요한 검토작업을 거쳐 공개한 8월6일자 ‘빈 라덴, 미국 내부 타격 계획’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또 연방수사국(FBI)이 비행기 납치를 포함한 테러 공격준비로 보이는 수상한 활동 70건을 포착, 조사중이라는 보고도 했음을 보여줬다.
이 정보 보고는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의 9.11테러조사위 증언 때 부시 대통령이 9.11테러전 알 카에다의 미국내 테러 활동에 대한 어떤 수준의 정보를 보고받고 그에 따라 어떻게 대응했는가와 관련, 쟁점이 됐던 것으로, 대통령에 대한 최고 정보기관들의 일일 정보보고가 일반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이 정보 보고의 성격과 가치를 놓고 라이스 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측과 리처드 클라크 전 테러담당 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부시 대통령 테러정책 비판자들이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어 논란은 여전히 계속될 전망이다.
백악관측은 이 정보보고 공개후에도 보고 내용이 주로 ‘과거의 여러 미확인 첩보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2001년 5월 접수된 미국내 폭발물 공격 계획 제보 등이 9.11 테러 공격과 직접 관련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정책결정자들이 테러 위협을 간과한 것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클라크측은 부시 대통령이 이 같은 보고를 받고 각 사법당국과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각료회의를 소집, 미국 내부에 대한 테러 관련 정보를 더욱 강력히 추적하도록 했더라면 각 정보기관에 사장돼 있던 다른 관련 정보의 교환.공유 등으로 테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신문들은 부시 행정부측의 해명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임으로써 앞으로 여론동향이 주목된다.
워싱턴 포스트는 10일 “9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옛날 정보가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 카에다가 미국 내부에 대한 공격 준비를 활발히 하고 있는 조짐을 포착한 것도 사실이며, 공격 목표물이나 날짜를 적확히 집어낸 정보는 없지만 정보기관들이 빈 라덴의 미국 본토 계획을 믿고 있다는 경고는 들어있다”며 부시 행정부가 심각한 위협 경고에 소홀히 대응한 게 아니냐는 인식을 나타냈다.
이 신문은 11일자에서도 ‘부시, 2001년 8월 걱정 기미 안보여’라는 제목의 다른 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문제의 보고를 받은 이튿날인 7일에도 느긋하게 골프를 치고, 기자들과 만나 독서, 목장일, 골프 게임, 자신의 55회 생일 등에 관해 얘기하면서 걱정거리가 없는 태평한 표정이었다”며 “그해 여름 대통령은 우리에게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었다”는 라이스 보좌관의 9.11 조사위 증언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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