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포커스
▶ 인터넷 다운로드 등으로 시장규모 크게 줄어
LA의 한인 음반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올해 한국산 음반을 취급하는 로컬 음반 판매업체들은 절정의 호황을 구가했던 지난 90년대 중반에 비해 규모가 50% 이상 축소, 최악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10대들의 구매력이 현저히 줄었다. 도·소매를 겸업하는 한 관계자는 전성기 당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10대 고객 비율을 최근 20%대로 집계했다.
이처럼 LA의 한인음반업계가 유례 없는 불황을 맞고 있는 원인은 크게 4가지다.
우선 한국 가요계가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음반업계는 92년 가요계의 혁신으로 상징되는 서태지 출범 이후 HOT, 젝스키스, DJ DOC 등 아이돌스타들에 힘입어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이들 그룹의 잇따른 해체와 신인가수 난립 등으로 지금은 뚜렷한 ‘대박’이 부재한 상태.
이에 따라 LA 한인음반업계도 92년부터 5∼6년 간 지속돼온 호황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한인타운의 다른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97년 한국의 IMF와 지난해 9·11 참사로 인한 타격도 적지 않았다. ‘노아 음반’의 엄문섭 대표는 "HOT나 김건모 등이 한창 뜰 때는 한 앨범 당 3,000장씩 들여왔지만 요즘은 500∼700장이 최대"라며 "음반장사 13년 만에 겪는 최대 불황"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인터넷 다운로드인 MP3와 미국서 제작된 불법CD다.
인터넷과 친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CD구입 대신 MP3 선호 인구가 늘고 있다. 이들 N세대는 또 게임, 음악, 동영상 등이 전천후로 가능한 컴퓨터에 빠져 정품 CD를 구입해 듣는 ‘낭만’에 익숙하지 않다는 설명도 있다. 한 관계자는 "히트곡만 모아 옴니버스로 제작한 불법CD는 라이센스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고 세금 없이 유통된다"며 "정품CD의 유통구조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도·소매간 가격 질서 붕괴. ‘초이스 레코드’의 최동욱 대표는 "LA음반업계는 도·소매 분리 실패로 적정 가격이 무너졌다"며 "한국에서 1만원인 CD가 LA에서 8달러에 팔리는 평가절하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LA음반업계의 불황에 올해와 내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난립하는 신인 가수들 중에서도 브라운아이즈, 휘성, 보아 등 굵직굵직한 대형 신인들이 차고 오르는 까닭이다.
그러나 길게 볼 때 이 같은 낙관론은 덤핑 공세로 인해 붕괴된 적정 가격이 회복된다는 전제 아래 가능하다. ‘뮤직플라자’의 전현철 대표는 "지금은 바닥이나 사이클은 반복될 것"이라 내다보면서도 "LA한인 음반업계 스스로 불법CD 추방 등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