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자녀들을 포함한 명문대 재학생들이 경쟁에서 오는 중압감과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지나친 명문대 선호 경향을 보이는 한인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봄 명문 MIT에 다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자살한 한 한인 여대생 엘리자베스 신(당시 19세·본보 2000년 4월20일자 보도)양의 부모가 최근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을 밝히고 나서 주류 언론이 이를 크게 다루는 등 주목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USA투데이가 25일 커버스토리에서 크게 다룬 한인 엘리자베스 신양(당시 19세)의 삶과 죽음은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한인 명문대생이 겪었던 심적 스트레스와 그의 비극적 자살로 인한 가족의 고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뉴욕 인근의 뉴저지주 웨스트오렌지 고교를 차석 졸업한 뒤 유전학자의 꿈을 안고 지난 98년 가을 MIT 생물학과에 진학한 신양은 뛰어난 클라리넷 연주 솜씨를 갖춰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뉴욕 카네기홀과 링컨센터에서 연주를 하기도 했으며 고교 시절 골프와 펜싱팀 일원으로 활약하기도 하는 등 음악과 스포츠에도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신양은 어느 모로나 완벽한 모범생이었으나 명문대의 과중한 경쟁 속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학업 부담에서 오는 중압감은 신양의 심리상태를 벼랑끝으로 몰아 여러 차례 자살 기도로 이어졌다는 것.
신양은 이미 고교 졸업반 때 실수로 시험 한 번을 빠뜨려 전교 수석 졸업을 놓치게 되자 칼로 손목을 긋는 등 자학증상을 보인 적도 있으며 MIT 진학후 첫 해 학업부담이 늘어가면서 진통제를 과다복용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양은 대학 진료소와 병원의 상담치료 등을 받기도 했으나 친구와 교수 등 주위사람들에게 수차례 자살 의도를 밝히는 등 불안하고 쇠약한 정신상태를 자주 보여오다 결국 2000년 4월11일 자신의 기숙사 방에서 분신을 기도, 온몸에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4일 뒤 숨지고 말았다.
이에 대해 부모 신조현·기숙씨는 대학측이 ‘MIT의 의사와 학교 관계자들이 신양의 정신상태가 심각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제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이같은 사실을 부모에게도 알리지 않아 신양의 죽음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MIT를 상대로 약 600만달러의 민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MIT측은 ‘신양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학교측은 이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hris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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