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거침없는 행보, 위기감 확산
▶유럽의회, 영국과 안보 협력 주장
▶ 친트럼프 등 “테러지원국 지정을”
▶미국 내 반러시아 움직임도 강화
▶나발니 후임 부재, 푸틴 견제 한계 “시신서 독극물 중독 멍자국 발견”

18일 독일 베를린 주독 러시아 대사관 인근 거리에 시위대가 이틀 전 사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며‘푸틴은 살인자’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의 승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세계의 믿음을 흔들어놓았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파죽지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서방의 위기감을 이같이 평가했다. 16일 그의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문사로 제거됐고, 17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요충지 한 곳을 점령했다. 분열된 서방은 국내외 입지를 굳혀가는 푸틴 대통령에게 반격할 수 있을까.
일단 단결 움직임은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에서 영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하자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유럽의회 중도 성향 정치그룹 ‘리뉴 유럽’이 제안한 것으로, 지난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당시 결렬된 군사·정보·대테러 협력 논의를 재시작하자는 취지다.
발레리 에이에 ‘리뉴 유럽’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브렉시트 이후에 생긴 문제들을 고려하면 안보 논의가 가속화돼야 한다. 안보는 향후 5년간 EU의 최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반러시아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자”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러 행보를 정면으로 뒤엎은 발언이다. 앞서 공화당 톰 틸리스·존 코닌 상원의원 등도 당내 친러 성향 인사를 공개 비판했다.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서방 관료들이 푸틴의 잔혹성을 무시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공화당이 더 이상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다만 비관론이 더 우세하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나발니 사망에 대해 비판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되레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탄압하듯, 바이든 대통령이 나를 탄압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당내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가 바뀌지 않는 한 공화당의 변화도 묘연하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는) 푸틴이 정적을 살해한 게 별일 아니라고 치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푸틴 대통령의 국내 지배력도 꿈쩍 않는 모양새다.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반정부 정서가 산발적으로 표출되기는 하지만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 ‘포스트 나발니’가 마땅치 않다. 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참석 중 나발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서방의 대응을 촉구한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 정도가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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