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 (35) 삼별초 [상]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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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삼별초 진도(珍島) 정부가 건축했던 진도 용장성(龍藏城) 왕궁터에서는 고려시대 제작된 기와장 조각이 많이 발견된다. 삼별초군이 대몽항쟁(1270~1271)의 근거지로 삼은 진도에서 독자적인 고려왕궁 용장성을 건축하여 고려의 왕족 승화후(承化侯) 왕온(王溫) 을 새 고려왕으로 세웠다. 삼별초의 진도(珍島) 정부가 1271년 9월 2일 일본의 가마쿠라막부에 보낸 외교문서를 정리한 고려첩장불심조조(高麗牒狀不審條條) 문서가 일본에서 발견되었다고 알려지면서, 삼별초 진도(珍島) 정부의 외교력에 바탕을 둔 대몽항전(對蒙抗戰)과 독립국가관이 확인되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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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삼별초군이 대몽항쟁(1270~1271)의 근거지로 삼은 진도에서 건축했던 고려왕궁 용장성터. 새로운 고려왕궁을 건설했던 용장성터는 군사요새처럼 진도섬의 산중계곡에 위치해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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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珍島) 삼별초에 의해 왕으로 추대되었던 고려시대의 왕족 승화후(承化侯) 왕온(王溫)의 묘 앞에는 소박한 혼유석(魂遊石)이 놓여있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26호 전왕온의묘(傳王溫의 墓). [Photo ⓒ 2021 Hyungwon Kang]

고려청자(高麗靑磁)에는 고려시대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문화적 역량, 예술혼이 담겨 있다. 경기도 개성 부근에서 출토된 상감 ‘을유사온서’가 새겨진 고려청자 매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Photo ⓒ 2021 Hyungwon Kang]

청자 음각국화문잔탁. 중앙국립박물관 소장. [Photo ⓒ 2021 Hyungwon Kang]

고려청자 과형주자(瓜形注子). 중앙국립박물관 소장. [Photo ⓒ 2021 Hyungwon Kang]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은 군사정권이 20세기에 대한민국에서 있기 전에, 고려의 기존 지배계층을 학살하고 군인(무관)들이 나라를 통치하던 시절이 1170년에서 1270년까지 100년 간이나 지속되었던 때가 있었다.
고려 궁중에서 조회 때 문관(文官)은 동쪽에, 무관(武官)은 서쪽에 선 데서 나온 동반(東班)과 서반(西班)이란 말에서, 문무 양쪽 관료들을 합쳐서 부르는 양반(兩班)이라는 단어가 고려 때부터 우리 말에서 지배층을 이루던 신분을 부른 일반 존칭이 되었다.
양반들 사이에서 무관들이 문관들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고려왕조를 지탱해온 문신 지배계층을 학살하고 군인들이 권력을 장악하는데, 고려에서 무관들이 잘 나가던 시절은 북방초원에서 테무친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나서 칭기즈칸(1162-1227)으로 죽은, 세계를 정복한 몽골 유목민 지도자가 아시아, 중동, 유럽의 가는 곳마다 수레바퀴 축의 높이 키 이상의 모든 남자를 학살하며 ‘최고의 여자와 소녀들, 궁전과 같은 부유한 천막’을 약탈하던 시대였다. 그 결과 21세기 유전학 연구에서 확인된 인류의 유전체에서는 전 세계 인구 200명 중 1명 꼴로 칭기즈칸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려왕조는 몽골의 침입이 있던 1232년(고려 고종 19년)부터 수도를 개경(開京)에서 강화도 섬으로 옮기며 여몽전쟁 38년간 백성을 버리고 왕권과 고위층만 강화도 임시수도에서 피신한 부끄럽고 비극적인 기간이었다.
무자비한 몽골군과 1231년부터 1270까지 여몽전쟁(麗蒙戰爭)을 치렀던 고려에서는 100년 동안의 무신정권(武臣政權) 중 60년을 독식한 최씨 가문의 정예 전투병역 군인들이 몽골군을 상대로 나라를 지켰는데 그들을 삼별초라고 불렀다.
삼별초의 시작은, 당시 무신정권의 기득권 세력집단 최씨 가문의 사병집단 야별초(夜別抄)로 편성이 됐던 용병들이 숫자가 늘어나면서 좌별초(左別抄)·우별초(右別抄)로 나뉘었다가, 몽고군과 싸움에서 탈출해온 신의군(神義軍) 집단이 추가로 형성되면서 이들 군인들을 통틀어서 ‘삼별초’라고 불렸다.
1232년 몽골군과 전쟁 중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이 불에 타서 훼손되자 고려는 몽골군을 물리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15년에 걸쳐 총 8만1,258개의 양쪽으로 총 16만2,500쪽에 달하는 그 당시 13세기 인류의 모든 지식을 수록하고 편집한 팔만대장경 목판을 완성했다. 현재 합천 해인사에 소장되어 있는 대장경판은 총 글자수가 무려 5,200만(52,330,152)자나 되는 어마어마한 지식을 기록한 방대한 우리 인류의 기록이다.
고려-몽골 전쟁 도중 중앙아시아와 유럽의 많은 왕국, 도시와 마을이 칭기즈칸의 손자 바투(Batu, 1207-1255), 그리고 악명 높고 유능한 군사전략가 수부타이(Subutai, 1175-1248)의 지휘 아래 벌어진 대규모 서방 원정에서 박살났는데, 고려에 쳐들어온 몽골군도 전국 각처를 휩쓸고 다니며 숫한 피해를 주고 수십만의 전쟁 포로를 잡아갔다.
1259년부터 재위한 원종(元宗)은 1270년에 수도를 강화도에서 개경(개성)으로 환도하면서 쿠빌라이를 찾아가서 몽골에 항복하며 고려는 몽골의 제후국으로 위상이 격하되었지만, 이과정에서 칭기즈칸의 손자 쿠빌라이(1215-1294)가 칸이 되고, 1271년에 대원대몽골국(大元大蒙古國, 원나라, 1271-1388)을 건국함으로써 북방유목민에서 천하를 군림하는 시조 황제로 출세하는데 고려가 큰 힘이 되었다.
원종의 아들 충렬왕(1236-1308)은 몽골의 전통을 깨고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 칸의 외국인 사위가 되면서, 고려의 제25대 국왕 충렬왕(재위 1274-1308)부터 고려의 제31대 국왕 공민왕(재위 1351-1374)까지 다음 100년 동안 고려 왕들은 원나라 종실의 딸을 정비 또는 후궁으로 받아들이며 원나라의 부마국이 되었다.
원종은 1270년에 몽골에 항복하면서 원나라에 삼별초 군인명단을 넘기고, 5월29일 삼별초에 해산 통보를 했는데, 삼별초는, 몽골군에게 패잔국 군인으로 보복 처형을 굴욕적으로 당하는 대신 군인으로 몽골 침략군에게 맞서 끝가지 싸우는 선택을 하였다. 배중손(裵仲孫) 장군을 포함한 삼별초 지휘관들이 원종의 명령을 반발하며 무단으로 강화도의 부고를 열어 저장된 물품과 무기들을 꺼내 6월3일 1,000여 척의 선박과 군함을 모아 재물과 자녀들을 모조리 실어 강화도를 떠났다.
해전에 취약한 몽골군에 맞서 천연요새 진도(珍島)섬에 입도하여 새로운 고려왕궁 용장성을 건축하고 고려의 왕족으로 몽골에 인질로 가 있던 영녕공 준의 형이었던 승화후(承化侯) 왕온(王溫)을 새 고려왕으로 세우며, 원나라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새로운 고려를 추진했다.
삼별초의 진도 정부가 1271년 9월2일 일본의 가마쿠라 막부에 보낸 ‘몽골을 야만적인 적으로 지칭하고, 폭풍에 표류한 자의 호송, 호병(胡兵) 수만을 청군(請軍)한 것’ 등이 기록된 외교문서를 정리한 고려첩장불심조조(高麗牒狀不審條條) 문서가 일본 동경대학 사료편찬소(史料編纂所)에 소장되어 있다고 알려지면서, 삼별초 진도 정부의 외교력에 바탕을 둔 대몽항전(對蒙抗戰)과 독립국가관이 확인되었다.
<삼별초 하편 다음주에 계속>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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