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민숙 ‘무제’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한둘이 어디 그냥 한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 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호락하게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 군더더기 없는 카피 아니우? 말만 들어도 군침 돌고 뱃속에 여치가 찌르르 울지 않수? 주렴 밀치며 들어오는 모습 호기롭던데 호락호락한 거였군. 때론 얕은 게 깊은 것이요. 호락호락하고, 물렁하고, 귀 얇고, 마음 약한, 꼭 나 같은 당신 덕에 주변 사람들 마음 1도쯤 오르고, 딱딱한 세상 근엄한 사람들도 조금쯤 물렁해지지 않겠수? 잠깐! 문구를 잘 읽어 보시우.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 빈속에 강술 먹지 말란 말씀. 자, 다가올 새해를 위해 건배! 반칠환<시인>
<
임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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