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옥 ‘창문’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돌풍도
지진도, 아마겟돈도, 그럼요
언제든지 그런 일은 생길 수 있죠.
혹은 빛나는 햇살이나, 사랑이나, 구원도
아시죠, 그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깨어나
밖을 내다보죠- 장담할 수는 없는 게
이 세상 일이죠
보세요
보너스 같은 것이 있답니다- 이 아침같은,
지금 이 순간같은, 혹은
정오나 어떤 저물 무렵같은
William Stafford ‘그래요’ 전문
임혜신 옮김
문득 문득 뉴스를 듣고 싶지 않을 때가 많아진다. 총기사고 뉴스는 물론 서로 헐뜯는 정치 앵커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다. 돌풍이나 지진보다 더 두려운 것이 인간성을 잃은 인간들의 범죄다. 험한 뉴스와 반대로 이 시는 아침, 정오, 저녁 그 어떤 순간에도 찾아올 수 있는 평화의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불안의 세상에서, 이유 없이, 보너스처럼 찾아오는 평화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진정 축복이리라. 그 축복은 마음을 눈을 연다는 아주 작고 소박한 일에서 시작한다. 듣고 싶지 않은 전갈을 듣지 않을 수 없는 나날들이지만, 불안의 귀를 닫고 평화의 귀를 열자. 빛나는 햇살, 혹은 하오쯤 내리는 비, 저녁 바람이 머무는 정원, 혹은 이름할 수 없는 어느 곳에 소리없이 깨어나는 그리움이나 열망들을 향해. 아무 보상도 원치 않으면서 다만 우리의 영혼을 신비로 들뜨게 하는 저 고운 생명의 맥박들을 향해. 임혜신 <시인>
<
William Staf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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