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딧카드 묻지마 발급… 높은 이자율에 작년 파산 7,762건
“크레딧카드 빚을 다 갚고 3년간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보니 제 크레딧 점수가 30점 정도 내려갔습니다. 아무런 빚을 지지 않았는데 크레딧 점수가 내려간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네요”
샌디에고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50대 중반 한인여성 이 모씨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털어놓은 이야기다.
이 씨는 알뜰하게 저축하며 빚을 지고 살지 않았지만 현실은 신용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크레딧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한도금액을 정해 놓고 일정기간 크레딧 카드를 사용한 후 한 달 혹은 두 달 후에 그동안 사용한 금액을 갚은 형식으로 신용점수를 다시 회복해가고 있다.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이 접하는 것이 바로 ‘신용카드 발급’ 광고다. 그런데 문제는 크레딧카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많다는 점이다.
4랜치에 살고 있는 한인 김 모씨는 “대학교 다니는 아이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주겠다는 우편물이 한 달 평균 1~2개는 꼭 온다”며 “나에게도 신용카드 등급을 상향 조정해주겠다는 광고가 전화와 이메일로, 벌크 우편으로 정말 지겹도록 온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라는 의미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빚 카드’다. 빚내서 쓰는 돈은 필연적으로 대가가 따른다.
신용카드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현금 서비스 수수료율은 최저 6%, 최고 27.9% 정도 된다. 할부 수수료율은 최저 4.2%, 최고 22.7%에 이른다. 연체 이자율은 최저 14.1%, 최고 30%다
캘리포니아 파산 법원 남부지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도에 샌디에고 카운티를 포함해 관할 지원 내 주민들의 챕터 7과 챕터 11을 한 건수는 총 7,762건에 달하고 있다. 이 중 빚을 다 없애고 싶을 때 하는 챕터 7이 6,305건으로 어느 정도 시간을 얻어 빚을 갚아나가는 챕터 11(31건)보다 그 비중이 월등하게 높았다.
챕터 11보다 챕터 7 파산에 신청이 몰리는 이유는 모든 부채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고, 파산 종료 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파산 건수를 월별로 보면 한 해 중 3월이 780건으로 다른 달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황보정섭 공인 세무사는 “우리는 신용이 넘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기업은 신용의 이름으로 빚을 권하고,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를 쉽게 만들고 만만하게 여기며 사용한다. 신용과 신용카드는 쉬운 것도 아니고 만만한 것도 아니다. 신용을 어겼을 때는 무서운 대가가 따른다. 피도 눈물도 없는 연체 이자가 따라온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파산에까지 이른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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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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