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이란 추가 제재·핵잠수함 위치 공개까지…中에 ‘이란 설득’ 요구할듯
▶ 中, 이란 원유 최대수입국…美, 이란 문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현지시간 13∼15일)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은 경제·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이란을 압박하는 동시에 중국에도 이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등은 단순히 이란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을 향한 메시지일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협상에서 이를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과의 휴전 상황에 대해 "믿을 수 없이 약하고, 가장 약한 상태"라면서 이란 측 종전안에 대해 "쓰레기"라고 표현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포기 등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을 거부하면서 미국은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군사행동 재개를 포함한 이란 전쟁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과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미 해군 제6함대는 핵잠수함인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전날 스페인 남부 해안의 영국령 지브롤터에 당도했다고 이날 밝혔다.
통상 공개하지 않는 핵잠수함의 위치를 미군이 이례적으로 밝힌 것은 이란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란전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실제 군사행동을 재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함께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당장 공격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이란을 압박하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단됐던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의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탈출을 지원하는 해방 프로젝트를 지난 4일 시작했다가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진전이 있다며 이틀째인 5일 중단한 바 있다.
미국이 해방 프로젝트를 재가동한다면 이란의 해상 봉쇄 실효성을 낮춤으로써 이란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대이란 경제 압박인 '경제적 분노' 작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산 원유의 대(對)중국 수출을 지원한 개인 3명과 기업 9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재 기업 중 4곳은 홍콩 기업이다.
재무부는 앞서 이달 1일에도 이란의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창구로 지목된 중국 기업과 개인 등을 제재했으며, 지난 8일에는 이란의 무기·드론 생산 지원에 관여한 중국과 홍콩 기업·개인 등 10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이 이처럼 이란과 중국을 동시 겨냥한 제재를 잇달아 내놓는 것은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정조준하면서 동시에 중국에도 이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압박하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꼽힌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거나 금융·물류 차원에서 이란을 압박하는 데 협조할 경우 이란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시 주석에게 이란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역할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란에 '당신들은 악당이며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 문제를 미중 협상에서 활용 가능한 전략적 카드로 삼으려는 측면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과 공급망, 핵무기를 포함한 안보 문제 등 다양한 의제를 놓고 폭넓은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위기 관리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이라는 부담을 중국에도 일정 부분 공유시키면서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역시 에너지 안보와 원유 수급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압박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대로 중국 역시 이란전 중재 역할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등에 대한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모두가 존경하는 시 주석이 이끄는 놀라운 나라, 중국 순방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며 "양국 모두에 훌륭한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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