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대미 협상채널 다원화 움직임…북미정상회담 명운 달려
▶ 봄께 스웨덴서 다자회담 성사 가능성 주목

【AP/뉴시스】 남북한 및 미국 대표가 비공개 실무회담을 벌이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의 한 시설을 20일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한 기자가 사진 촬영하고 있다. 22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알려진 회담에는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및 한국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가했다. TT 통신 제공 사진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에 이어 미국과 북한이 스웨덴에서 첫 실무회담을 가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여한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 한동안 교착 상태였던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최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9일 스웨덴에서 '2박3일' 합숙 회담을 치렀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직후다.
회담이 열린 학홀름순드 컨페렌스 호텔은 에티오피아계 사우디아라비아 사업가 무함마드 후세인 알 아마우디가 세운 미드락 부동산이 소유한 곳으로, 1995~1996년 대규모 개조를 거쳐 방폭벽과 방탄유리를 갖춘 '철통보안' 시설로 거듭난 곳이다.
최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는 이곳에서 두문불출하며 비핵화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스웨덴 측에선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과 얀 엘리아손 전 유엔총회 의장이 참여했으며, 한국 북핵 실무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북미 양측은 실무회담을 통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비핵화 및 상응조치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박3일 간 회의의 구체적 결과는 곧바로 공표되지 않았다. 협상 주요 당사자인 비건 특별대표와 최 부상은 21일 협상 종료 후에도 침묵을 지켰다.
회담에 참여했던 발스트룀 장관은 이후 현지 라디오를 통해 "이슈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주요 당사자들이 입을 열지 않으면서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등 전문가들은 북미가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사안을 논의하지 못했으리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단 북미 대화는 그간 갇혀 있던 교착 국면에선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측은 미국과의 협상 채널을 다원화하는 등 북미 협상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재개 및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제재 완화가 절박한 상황이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최 부상이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 대표로,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가 비핵화 협상 대표로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울=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의회 등 미국 정치권에선 제2차 정상회담에 대한 신중론이 적지 않다.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은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만났다는 상징적 의미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제2차 정상회담에선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전달 받고도 이례적으로 하루 동안 침묵했던 상황 역시 이 같은 신중론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결국 북미가 교착 국면을 가까스로 벗어나긴 했지만,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명운은 양측이 실무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실무회담을 지원했던 스웨덴은 오는 봄 무렵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한 다자회담 개최를 계획 중이다. 스웨덴 현지언론 다겐스 니헤터에 따르면 스웨덴 측은 다자회담을 위해 관련국들에 초청 의사를 전달했으며, 관련국 특사들도 이에 관심을 표했다.
봄께 스웨덴에서 다자회담이 현실화될 경우 참가국은 남북한과 미국을 비롯해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 등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 논의는 앞서 세차례 개최됐던 남북 정상회담에서 목표로 제시된 종전 선언과 연결되는 만큼, 실제 스웨덴 다자회담 성사 여부 및 그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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