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LA 교외의 한 술집에서 7일 밤 2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시민과 경찰관 등 모두 13명이 숨지는 대형 참극이 또다시 벌어졌다.

이번 총격은 지난달 27일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40대 백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숨진 사건 이후 불과 열흘 남짓 만에 일어난 것이다.
사건은 이날 현지시각 오후 11시 20분께 LA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벤투라 카운티 사우전드오크스에 있는 '보더라인 바 & 그릴'에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45구경 글록 21 권총을 들고 바에 들어온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부에 있던 고객과 종업원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목격자들은 총성이 30여 발 들렸다고 전했다.

총격 당시 바에는 대학생을 위한 컨트리 음악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수백 명의 대학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상당수도 대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총격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12명이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고 15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총격범이 목숨을 끊고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약 15분간 공포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용의자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를 포함하면 모두 13명이 숨졌다.

용의자 신원은 전역한 해병대원 출신의 이언 데이비드 롱(29)으로 복무 당시 2010년 11월부터 5개월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전투대대 소속으로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인 롱은 별다른 전과가 없지만 지난 4월 정신적 문제로 소동을 일으켜 자택에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다. 경찰은 당시 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테러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범행동기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용의자와 교전을 벌이다 순직한 경찰관은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의 29년 베테랑 론 헬러스로 내년 퇴직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헬러스 경찰관이 보여준 위대한 용기에 감사드린다. 모든 희생자와 유족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