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연,‘Sound of leaves A’
어느 창백한 6월
새벽 네 시
끝없는 숲의 동굴 속에
시골길들은 아직 젖은 채 회색빛일 때,
한 마리 개미 솔잎을 지고
바쁘게 걸어 나온다.
120 킬로미터 길에 새겨진
‘Goodyear’의 G 근처를 서성거린다
솔잎은 무겁다. 힘겨운 무게에 비틀거리며
몇 번이나 미끄러지고 다시 기어오르다
또, 떨어진다.
밖은 사하라, 구름으로 빛나는 거대한
사막이 펼쳐지고
Rolf Jacobsen (1907 - 1994) ‘고무’
임혜신 옮김
Jacobsen은 노르웨이의 시인이다. 배경은 사하라 남부, 비옥한 평원이 시작되는 경계쯤 되는 것 같다. 트럭이 지나가며 움푹 움푹 파놓은 바퀴 자국 위에서 개미 한 마리가 제 몸의 몇 배나 되는 솔잎을 지고 애를 먹고 있다. 고무(Rubber)가 환경을 파괴하는 자라는 것을 모르는 개미에게 바퀴자국은 지금 존재의 큰 딜레마일 뿐이다. 방대한 사하라는 점점, 아래쪽으로 펼쳐진 지상에서 가장 풍요하다는 땅을 점령해가고 있다. 그곳을 달리는 트럭과 작은 개미. 그 우연한 만남을 통해 던지는 존재론적 질문과 환경 문제가 시선을 잡는다. 임혜신<시인>
<
Rolf Jacob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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