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혜명,‘Camellia’
아버지께
서로 말을 하지 않고 지낸 지
10년, 나는
이 천 마일 멀리 떨어져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나의 입은 무너진 동굴이었습니다.
병원가운을 입고
일어날 수 없게 된 몸과 같은
자신의 실패를 세고 계시는 동안
나는 이 글을 씁니다
손 안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약병 속에서 덜덜거리는 당신의
손가락을 나는 봅니다
이제 잔혹함은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아주 부. 드. 럽. 게. 대화할 때가,
우리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Christopher Soto ‘용서’ 전문
임혜신 번역
여기 아버지와 10년 동안 남남으로 지낸 아들이 있다. 어떤 상황이 이들을 남남으로 만들었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한쪽의 잘못은 아닐거고 그래야만 하는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닐거다. Christopher Soto가 Queer Poet 액티비스트인 것으로 봐서 동성애가 문제가 되었을 것도 같다. 세상엔 벽을 넘을 수 없는 사랑이 있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들이 그 벽을 넘지 못한 사랑에 용서를 구하고 있다. 인간에게 사랑과 용서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너무 늦기 전에 등을 돌린 아버지와 아들들이 서로 사랑한다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임혜신<시인>
<
Christopher Soto>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