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면 참 부드러운 양모,
학교의 아이들이 모두 입던 그 옷을 위해
어머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20시간을 일해야 했다.
애인처럼 잘 맞는,
소매는 아늑하게 껴안아주고, 허리는 날씬한,
니트의 결을 손가락으로 더듬으면
뜨거운 기름 프라이어에
썬 감자가 가득한 통을 넣으시는 어머니가 보인다.
어머니는 스무 시간 동안 수 백 명의 손님을 대한다.
90초마다 주문을 받고, 러시아워 전
바쁘지 않은 시간에 미리 준비해 놓은
으깬 콩들, 재차 튀긴 그것들을
쪄낸 토티야 위에 올려놓는다.
그 방의 뜨거운 열기는 화장을 지워버린다.
스웨터의 말끔한 직조 하나 하나가 다 의문이다.
사람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부리또를 만들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양파, 양상추, 토마토를 써는 기계에 넣을 수 있을까?
어떻게 어머니의 손목은 비프 패디를자르고, 들고, 뒤집는 일을 견딜 수 있는 걸까?
20시간이란 그저 너무나 같은 날들 속의 체인링크일 뿐이다.
어스름 아침, 방금 세탁을 했는데도
삶아 으깬 콩과 갈아서 익힌 소고기 냄새가 나는
폴리에스터 유니폼을 입으시는 어머니와 함께 시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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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꽤 많은 가난한 싱글 마더들이 있다. 그들은 힘든 일을 하고 낮은 임금을 받아서 가정을 꾸려간다. 체인링크 같은 나날의 역경 속에서 어머니들은 어떻게 삶을 견디어내시고 계신 것일까. 자신이 학교 갈 때 입었던 빨간 스웨터를 보며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이 참 따스하다. 그의 어머니는 수많은 가난한 아이들의 어머니다. 이 시는 그 어머니들이 살아가는 부당한 노동환경을 리얼하게 고발한다. 열심히 일하면 최소한의 인간적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좀 공평한 세상이 오면 좋겠다.
<
Joseph O. Legasp,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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