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흐르는 것이 너무나 두려운 그는
스스로가 누수 되기라도 할 것 같은
구멍들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네.
다른 차원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홀로 식은땀을 흘리는 그,
어린 시절의 사진은 다 잃어버렸네,
그는 늙어버렸어, 가죽 같고 느리네.
누구에게 몰래 다가갈 수도 없고
풀숲에 숨을 수도 없고,
달아나거나 잡을 수도 없네.
축복이 이르러도 그걸 짓밟지 않을 방법을
시간은 찾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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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늙어간다. 풀밭을 달리고 숲 속을 뛰놀며 유희하던 청년의 시간은 이제 흐르는 것조차 두렵다. 그의 친구인 일차원, 이차원 그리고 수많은 상상의 차원들은 평화로이 흩어져 잠든 밤, 시간만이 홀로 고통 한다. 그는 가죽처럼 생기를 잃었고 축복의 기쁨조차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느리고 약해졌다. 그 모습이 인간의 그것과 같다. 하지만 늙음을 시간에 줌으로써 우리는 관찰자가 된다. 쇠락을 맞는 시간의 깊은 우울은 그래서 제 3자의 것이고 예술이 되고 견딜만한 것이 된다. 그것이 시의 매력이다.
<Joy Ladin,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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