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되길 원했던 건 구세주 아닌 엘비스 프레슬리…거대한 타이틀, 음악에 방해”

노벨문학상, 美포크록 가수 밥 딜런 수상 epa05583832 The records ‘At Budokan’ (top, L-R), ‘Another side of Bob Dylan’, ‘Blonde on Blonde, ‘Emprie Burlesque’ (bottom-C) and ‘Infields’ (bottom-R) by US singer-songwriter Bob Dylan lie in a record store in Munich, Germany, 13 October 2016. Dylan won the 2016 Nobel Prize in Literature, the Swedish Academy announced in Stockholm on 13 October 2016. EPA/SVEN HOPPE ILLUSTRATION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75)이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깜짝' 선정되면서 좀처럼 언론과 접촉하지 않는 그가 과거에 드물게 응했던 인터뷰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CBS뉴스는 13일 "(당시) 거의 20년 만에 처음 진행된 인터뷰"라고 설명하며 2004년 방송된 밥 딜런과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초기 음악에 대해 "마법처럼 쓰여졌다"며 "앉아서 곡을 쓰려고 하면 꿰뚫어보는 듯한 마법이 있어서 한 번에 곡을 써내려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딜런은 오래된 포크 뮤직에 영감을 받아 '하드 레인스 고나 폴(A Hard Rain's A-Gonna Fall)'처럼 통찰력 있고 시적인 가사를 썼다. 그의 노래들은 시민권, 1960년대 반전 운동의 긴장과 불안을 반영했고 '시대의 목소리', '선지자, 구세주'로 불렸다.
이 같은 호칭에 대해 그는 "나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작곡가나 가수가 아니라 '사회에 대한 위협' 쪽에 가깝다"며 "선지자나 구세주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엘비스 플레슬리가 되는 내 모습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지만, 선지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하는 일은 노래이지 설교가 아니다. 내 노래를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의 대변인이라고 말한 적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미네소타 덜루스의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살 때 뉴욕 맨해튼 남부의 예술가 거주 지역인 그리니치 빌리지로 터전을 옮겨 이곳에서 라디오를 듣고, 레코드숍을 돌아다니고, 기타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와 세상을 배웠다. 그리고 수개월 후 콜럼비아 레코드와 음반 발매 계약을 맺었다.
인터뷰 내내 '운명'이라는 단어를 강조한 그는 당시(그리니치 빌리지 거주 시절) 자신이 "'음악 레전드(전설)'가 될 운명이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딜런은 "나는 환상적인 빛을 향해 가고 있었다. 운명이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운명에 대해 "남들은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무언가에 대해 스스로 알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는 깨지기 쉬운 감정이기 때문에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 만약 밖으로 내놓으면 남들이 없애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운명과 오래전에 계약을 맺었다"며 "지금처럼 순회공연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끝까지 이 계약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미국의 공영방송 NPR도 이 매체와 딜런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그가 자신이 '시대의 목소리'로 불리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런(시대의 소리라는) 표현은 그저 곡을 쓰고 노래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거대한 칭찬과 타이틀을 갖는 것은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딜런은 자라면서 미네소타 히빙 탄광촌에서 고생하면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거친 현실을 봤다"고 소개하며 당시의 생활이 노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네소타대에서 10여 년간 딜런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 알렉스 루벳 교수는 "히빙에서 딜런이 많은 노동자 계급 사람들과 접촉한 것이 사회정의에 대한 감각이 작용하게 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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