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선제타격 질문 나와…절제된 분위기속 트럼프-힐러리 신랄 공격
▶ ‘속사포 공격형’ 케인 vs ‘차분한 방어형’ 펜스…날선 논리대결
4일 밤 미국 버지니아 주(州) 팜빌의 롱우드대학에서 열린 처음이자 마지막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도 북핵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특히 토론 진행자인 CBS 방송의 여성 앵커 일레인 퀴하노가 북한 선제타격 가능성에 관한 깜짝 질문을 던져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미국인들이 느끼는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민주, 공화 양당의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과 마이크 펜스는 이날 북핵 위협에 대해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펜스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과 협력해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정책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론'이 불러일으켰던 논란을 일축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케인 역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역설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협력 방침을 밝혔다.
케인은 또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채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대통령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어떤 정보를 대통령이 갖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케인은 또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론 등을 겨냥해 "트럼프는 더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가져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재앙적 사건을 촉발할 수 있는 바보나 광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두 후보는 북핵 문제와 더불어 트럼프의 연방소득세 회피 의혹,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비롯해 외교정책, 이민정책, 연방정부 재정적자 등 대선판에서 쟁점이 되는 거의 모든 사안을 놓고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상대 당 대선후보인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강점'을 홍보하고 '약점'을 방어하면서 치열한 논리대결을 펼쳤다.
다만 90분간의 열띤 토론 분위기에도 노련하고 점잖은 정통 베테랑 정치인들답게 두 사람은 목소리를 크게 높이거나 상대에 대한 거친 언사를 쏟아내기보다는 다소 절제된 분위기에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대통령 자질에 관한 첫 번째 공통 질문에 이어 나온 클린턴의 부정직한 이미지와 트럼프의 불안정한 이미지에 대한 두 번째 질문부터 충돌했다.
케인은 클린턴을 신뢰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클린턴은 시카고 교외에 살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항상 타인에게 봉사하는데, 특히 가정과 자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트럼프와 확연히 대조되는 점이다. 트럼프는 항상 자신이 우선이고, 대선 캠페인도 멕시코 이민자들을 성폭행범이나 범죄자로 모는 것으로 시작했다"면서 "어떻게 펜스 주지사가 모욕이 가득하고 이기적 기질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를 방어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펜스는 "당신과 클린턴이 모욕에 가득 찬 선거운동에 대해 더 잘 알 것"이라고 받아치면서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의 설계자인데 이때 중동은 말 그대로 통제권에서 벗어났다. 오늘날 시리아 사태는 클린턴의 실패하고 유약한 외교정책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펜스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등지에서 러시아의 공격적 행보를 거론하자 케인은 곧바로 끼어들면서 "당신들은 러시아를 사랑한다. 둘 다 (그렇게) 말했다"고 꼬집었다.
케인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이 됐을 때 (9·11테러범) 오사마 빈 라덴이 살아있었던 것을 아느냐? 또 이라크와 아프간 전장에 17만5천 명의 미군이 파병돼있었고 이란은 핵무기 개발로 나아가고 있었으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었던 것을 아느냐?"고 반문한 뒤 이런 것이 클린턴 리더십 아래에 해결됐다는 점을 역설했다.
클린턴재단 논란과 관련해 펜스는 "클린턴재단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있을 때 외국 정부와 기부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고 공격했고, 이에 케인은 에이즈 퇴치 캠페인 등 클린턴재단의 여러 자선활동을 부각했다.
케인은 이 밖에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펜스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도 각각 신랄하게 공격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버지니아 주(州) 주도 리치먼드 시장과 부지사, 주지사를 거쳐 상원의원에 오른 케인은 '속사포 공격형'의 모습을, 라디오·TV 토크쇼 진행자와 6선의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인디애나 주지사에 당선된 펜스는 '차분한 방어형'의 자세를 각각 보였다.
케인은 펜스의 발언 도중 여러 차례 끼어드는 모습을 연출했고, 펜스는 케인의 발언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어 보였다.
두 후보는 이날 상대방의 정당을 대표하는 색의 '의상 코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검은색 양복에 케인은 빨간색 넥타이를, 펜스는 파란색 넥타이를 각각 매고 나왔다.
앞서 지난달 26일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첫 대선후보 TV토론 때도 클린턴은 빨간색 바지정장을 입고 나온 반면, 트럼프는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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