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혹·긴박했던 당시 현장 재구성
▶ 화장실 숨어 문자메시지, 마지막 유언돼, 총격범 인간사냥… 인질극… 교전끝 사살

13일 미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발상지인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스톤월 인’(Stonewall Inn)에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난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헌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49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 12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참사 당시의 참혹했던 현장이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속속 알려지면서 13일 미 전역은 충격과 슬픔 속에 빠졌다.
특히 범인의 총격을 피해 화장실에 숨어들었던 에디 저스티스는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엄마 신고해주세요. 그 사람이 지금 여기로 오고 있어요. 나 이젠 죽을 것 같아요. 엄마 사랑해”라고 적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날 인질 때문에 경찰이 진압을 주저하는 사이 범인은 마치 사냥을 하듯 클럽 구석구석을 뒤지며 숨어 있던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알아봤다.
■ ‘아무도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
올랜도시 유명 게이 나이트클럽 ‘펄스’(pulse)는 무려 320여명의 입장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찼다.
시끄러운 라틴음악이 클럽안을 적시고 있었던 새벽 2시께. AR-15 반자동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오마르 마틴이 클럽 안으로 들어와 방아쇠를 당겼다.
수십 발의 총성이 있었으나 시끄러운 음악에 묻혀 끔찍한 사건임을 알아채는데는 얼마가 지난 후였다.
사건 당시 클럽에 있었던 크리스토퍼 한센은 주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옆 사람이 쓰러지는 광경을 본 뒤 본능적으로 바닥에 엎드려 총성이 들린 방향으로부터 기어 출구를 향해 도망했다”며 “총성이 계속 들려왔고, 공황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출구를 향해 목숨을 걸고 뛰어 나갔다”며 당시 악몽같은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재키 스미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총격범이 사람들에게 총기를 난사하는 상황에서 아무도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며고 절박했던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 ‘엄마 사랑해요’ 마지막 메시지
CNN 등 주류 언론들은 이날 사건 현장인 펄스 클럽에 갔다 총격이 시작된 새벽 2시2분께 범인을 피해 여자 화장실에 몸을 숨긴 에디는 6분 뒤 “엄마, 사랑해”라고 보낸 뒤 이어 “클럽에서 누가 총을 쏘고 있어”라는 메시지(사진)를 추가로 전송했다. 아들이 전화를 받지 않자 어머니는 문자로 괜찮은지 물었다.
오전 2시7분. 아들은 ‘화장실에 갇혀 있다. 나는 죽을 거예요’라는 문자를 어머니에게 보냈으며, 어머니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금 911에 전화했어. 아직도 화장실에 있니? 제발 전화 좀 받아’라는 답문을 보냈다. 오전 2시39분. 아들에게서 온 답변은 ‘그가 오고 있다. 죽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10분 뒤 아들은 ‘다친 사람이 많다. 경찰은 함께 있지 않고 그(범인)가 화장실에 들어왔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13일 오후 올랜도시가 공개한 사망자 명단에는 안타깝게도 저스티스(30)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교전·협상·진압
오전 2시4분께 나이트클럽 인근에 근무중이던 경찰관이 총성을 듣고 달려와 범인과 첫 교전을 시작했다. 인근 경찰서에서 3~4명의 경찰관이 합세했다.
펄스 클럽은 2시9분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당장 밖으로 피신하라”는 글을 올렸다. 범인 오마르 마틴은 2시22분께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인질을 잡고 911에 전화를 걸어 “이슬람국가(IS)에 맹세한다”고 소리쳤다.
무장한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인질 때문에 당장 진입할 수가 없었다. 사건 발생 3시간여가 지난 새벽 5시께 더 이상 협상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경찰 당국은 현장 안으로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오마르 마틴은 사살됐다. 30여명의 인질이 풀려났고 3시간여에 걸친 공포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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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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