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창 용량 무제한·총기 구매자 州 자체 신원조회도 없어

나이트클럽 곳곳에 총탄 흔적이 남은 참혹한 현장 [AP=연합뉴스]
12일 최소 49명이 희생되고 53명이 다쳐 역대 최악의 총기 참사로 기록된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에서 궁금증은 어떻게 한 명의 용의자가 이런 학살을 자행했느냐에 있다.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미국 경제전문 방송인 CNN 머니가 13일 내놓았다. 플로리다 주의 허술한 총기 규제가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CNN 머니는 먼저 플로리다 주가 강력한 총기 규제 단체인 브래디 캠페인의 2013년 보고서에서 'F 학점'을 받은 미국 내 26개 주 중에서 인구 밀도와 도시 크기 등을 고려할 때 텍사스 주와 더불어 총기 규제가 가장 형편없는 큰 주 중 하나라는 점을 들었다.
플로리다 주에선 올랜도 총기 참사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이 사용한 AR-15 소총을 미국 연방기관의 신원조회만 통과하면 누구나 합법적으로 살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대형 총기 사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AR-15 소총엔 대량살상무기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플로리다 주 정부가 AR-15 소총을 사는 사람에게 내건 유일한 제동 수단은 반자동이어야 한다는 규정이다. 군대나 치안 기관이 사용하는 완전 자동소총만 아니면 된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등 일부 주(州)가 연방수사국(FBI) 등 연방기관의 구매자 신원 조회 완료 후에도 주 자체적으로 신원조회를 따로 시행하는 것과 달리 플로리다 주에선 이것마저 없다.
'큰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에 직면한 FBI 총기 구매자 신원 자료에만 의존하다 보니 플로리다 주에선 총기 구매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플로리다 주는 또 탄창에 장전할 탄환 용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뉴욕과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주 등이 탄환 수를 10발로, 뉴저지주 가 15발로 제한한 것과 달리 플로리다 주에선 탄창에 무제한으로 탄약을 넣을 수 있다.
CNN 머니는 탄약 무제한 소지 정책이 이번 사건을 역대 최악의 총기 참사로 키운 주요한 시사점이라고 지적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FBI는 대용량 탄창이 이번 학살극에 사용됐는지에 말을 아끼고 있으나, 이런 사건의 용의자들이 탄약을 재장전할 필요가 없는 용이성 덕분에 대용량 탄창을 선호한다고 CNN 머니는 덧붙였다.
1984∼2015년 미국에서 터진 총기 학살에서 대용량 탄창은 34차례나 사용됐다.
2012년 오로라 극장 총기 난사(12명 사망),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26명 사망)를 겪은 콜로라도 주와 코네티컷 주는 탄창의 탄환 용량을 최대 10발로 제한하는 법을 즉각 제정했다.
두 주 역시 참사 전까진 무제한 탄창 정책을 폈다. 극장 총기 난사범인 제임스 홈스는 탄환 100개가 든 AR-15 소총을 무차별로 쐈고, 샌디훅 총기 학살자인 애덤 랜자 역시 총알 30발이 든 탄창을 AR-15 소총에 끼웠다.
그나마 다른 주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플로리다 주의 총기 규제는 화기 소지자의 오픈 캐리(총을 남에게 보이도록 휴대하는 것)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CNN 머니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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