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최근 뒤늦은 패션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4월 19일 뉴욕 경선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이 입었던 코트가 1만2천495달러(약 1천458만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명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고가 제품이라는 것이 일간 뉴욕포스트의 보도로 알려진 것이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당시 연설에서 소득 불평등을 강조했던 클린턴이 고가의 코트를 입었다는 것이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클린턴의 고가 코트에 대한 비판 못지않게 이러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거세다.
미국 CNBC는 지난 9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이 1만2천 달러 아르마니 재킷을 입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클린턴이 1만2천 달러짜리 옷을 입었다는 사실보다 정말 화나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신경 쓴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디자이너 코트를 입은 것은 불평등 연설에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경선 주요 승부처인 뉴욕에서 승리한 중요한 날에 클린턴은 단순히 자신에게 가장 자신감을 더해줄 옷을 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의 패션에 대한 잣대가 유독 여성 정치인에게 엄격하다는 데 대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스타일리스트인 제니퍼 레이드는 CNBC에 "정말 불공평한 이중잣대"라며 "시상식 레드카펫이든 실생활에서든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옷차림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15만 달러(1억7천500만원)의 의상 구입 비용 때문에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2014년 국빈 만찬 당시 1만2천 달러짜리 드레스를 입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반면 남성 정치인들은 패션 논란에서 훨씬 자유롭다.
클린턴의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최소 7천 달러(817만원)에 달하는 브리오니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으나 한번도 논란이 된 적이 없었다고 CNBC는 보도했다.
여성 정치인의 경우 비싼 옷을 잘 차려입은 것 못지않게 옷을 잘 못 입은 것도 이야깃거리가 된다.
사실 클린턴은 이전에는 '워스트 드레서'에 가까운 정치인이었다.
국무장관 시절 공식석상에서 비슷한 디자인에 색상만 다른 통 넓은 바지정장을 입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면서 인터넷 등에서 희화화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패션에 있어) 클린턴은 절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는 것"이라며 "클린턴이 (옷을 잘 입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추한 것이고, 지나치게 노력하면 허영심 많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인터넷매체 매셔블도 "클린턴은 뭘 입든 욕을 먹는다. 그게 바로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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