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폐 이헌준군 숨진채 발견… 폭염 속 장시간 방치 수사
15세 생일날 부모와 함께 즐겁게 웃고 있는 이헌준군.
11일 오후 이헌준군의 시신이 발견된 스쿨버스 주차장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KTLA>
자폐를 앓고 있던 한인 장애인 학생이 90도를 웃도는 폭염 속 스쿨버스에서 하루 종일 방치돼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위티어 경찰국에 따르면 19세 이헌준군이 지난 11일 오후 4시20분경 스쿨버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군이 오전에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으나 하교 시간이 지나도 집에 오지 않자 이군의 어머니가 학교에 연락을 취했고, 곧바로 이 군은 위티어 통합교육구 시에라 에듀케이션 센터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스쿨버스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군은 발견된 당시 스쿨버스 운전석 옆 복도에 쓰러져 있었으며 발견 즉시 버스기사들과 경찰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지만 끝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래드 와이트 위티어 경찰국 대변인은 “사망한 이군은 평소에 건강상 어떠한 문제가 있지 않았다”고 말하고 “지금까지는 폭염에 스쿨버스에 장시간 방치되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수사 중에 있으나, 정확한 사인과 몇 시간동안이나 방치되었는지의 여부는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스쿨버스를 운전한 36세 운전기사는 경찰에 구금되었다가 조사받은 후 현재는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 솔스텐슨 위티어 교육구 교욱감은 “이러한 비극적인 사고 발생에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고 너무나 유감이다”고 말하며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준군의 가족은 “폴(헌준의 영어이름)은 평소에 말을 하지 못하고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 가는 것조차 남의 도움이 필요한 중증 자폐자였다”고 말하고 “체격이 굉장히 큰 편인 장애자가 스쿨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는데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고 방치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헌준군의 아버지 이상식씨와 어머니 이은하 씨는 현재 너무 큰 충격으로 망연자실한 상태이며, 두문불출하며 슬픔에 잠겨있다고 주위에서는 전했다.
이군의 부모는 헌준군이 자폐인 것을 알게 되자 4세 때인 2000년 아들을 위해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지난 15년간 남가주 지역 특수학교와 밀알 사랑의 교실 등지에 보내며 교육시켜왔다.
한편 이군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실시되고 있으며, 장례미사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놀웍에 위치한 성 라파엘 한인 천주교회에서 엄수될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현재 위티어의 자택에는 사고 소식을 들은 밀알 사랑의 교실 관계자들과 성라파엘 천주교회 교인들이 계속 찾아와 슬픔과 위로를 나누고 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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