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광장서 순교자 124위 시복식 집전 “평화와 인간가치 수호, 화합에 이바지”
▶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가족 위로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시간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연합>
‘시복식’100만 인파 운집-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순교자 124위 시복식’이 한국시간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100만여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다. 교황이 집전한 이날 행사 참석을 위해 나온 시민들로 광화문 광장이 발 디딜틈 없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에서 “순교자들의 유산은 이 나라와 온 세계에서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진정한 인간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 신자 등 인파가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 미사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들이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여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교황 수행단 성직자 8명과 각국 주교 60여명,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 주교단 30여명 등 100명에 가까운 주교단이 참석했다.
또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과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한 소외계층들도 다수 참석했다.
오전 10시 시작된 미사는 안명옥 주교의 시복 청원과 124위 약전 낭독에 이은 교황의 시복 선언과 복자화 개막, 교황 강론, 평화예식, 영성체 예식 등으로 진행돼 윤지충 바오로 등 순교자 124명에게 ‘복자’의 칭호를 부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모범은 막대한 부요(부유함) 곁에서 매우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들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은 모든 한국인에게 큰 기쁨의 날”이라면서 “순교자들이 남긴 유산, 곧 진리를 찾는 올곧은 마음, 그들이 신봉하고자 선택한 종교의 고귀한 원칙들에 대한 충실성, 그들이 증언한 애덕과 모든 이를 향한 연대성, 이 모든 것이 이제 한국인들에게 그 풍요로운 역사의 한 장이 되었다”고 순교의 역사를 평가했다.
교황은 또 “하느님의 신비로운 섭리 안에서, 한국 땅에 닿게 된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으며, 한민족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됐다”고 자발적으로 탄생한 한국 천주교 역사를 소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앞서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헌화와 기도로 참한 뒤 광화문 앞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시복식에 참석한 신자들을 만났다.
이어 오전 9시를 조금 넘어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흰색 퍼레이드 차량이 서울시청 앞에 들어서자 수백만명의 신도와 일반 시민들이 환호성으로 일제히 반겼다.
교황은 퍼레이드카에 오른 후 특유의 인자함이 담긴 미소를 보이며 손을 뻗어 힘껏 흔들었다. 교황을 보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에게 일일이 화답하듯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퍼레이드 중간중간 경호원의 손에 안겨 자신에게 다가온 아이들의 머리에 살며시 입을 맞추기도 했고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 우는 아이를 보고는 환하게 웃어보이기도 했다.
교황의 몸짓 하나가 화면을 통해 전해질 때마다 시민들은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이순신 동상 앞에 다다르자 교황이 탄 차량이 멈춰섰고, 차에서 내린 교황은 단식농성 중인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김씨는 교황에게 서신이 담긴 노란쪽지를 전달하고 교황의 손에 입을 맞췄다. 교황은 김씨에게 받은 쪽지를 오른쪽 호주머니에 넣은 뒤 그를 안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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