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식업
떡 카페 ‘시루연’ 김현정 사장
“서로 소통하는 희망의 새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직은 깜깜한 새벽, 플러싱 떡 카페 ‘시루연’의 김현정(57)사장은 떡 포장에 한창이다. 오전5시에 출근, 전날 불려놓은 쌀과 팥 등으로 백설기와 호박떡 등을 만들고 포장하고 커피를 내리면 어느덧 7시다. 아침 식사로 점심 후식으로 떡과 커피를 찾는 손님들을 치르고 나면 또다시 쌀을 불리고, 재료를 준비하며 틈틈이 다음날 만들 떡을 준비하면 폐점시간인 오후 10시다.
1989년 도미, 보험회사와 식품 수입업을 거쳐 2년전 시루연을 열었다. 늦은 나이에 낯선 업종에 뛰어들어 일이 고될 법도 하지만 김 사장은 내내 밝은 표정으로 새벽일에 몰두한다. 김 사장은 “은퇴할 나이가 가까워오면서 돈과는 별도로 내 후반 인생을 좀 더 재미나게 살수 없나 생각하다가 시루연을 시작하게 됐다”며 “나이가 들면서 아침잠이 없으니 망정이지 10년만 젊었어도 이일을 못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불경기에 개업을 하면서 많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모두가 힘든 시기라 마음의 부담은 크게 없었다”며 “오히려 학교에 떡을 사가는 어린 학생들에게 조상의 슬기와 지혜가 담긴 음식이라는 것을 설명하면서 한국 전통떡을 알리는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글과 백설기의 촉감이 비슷하다는데서 착안해 커피와 설기를 아침메뉴로 판매하는 등 타 업소들과 다른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며 지난 2년을 보냈다.
또 다시 한해가 밝았지만 김 사장의 새해 바람은 2년전 가게를 열었을 때와 변함이 없다. 김 사장은 “이 곳을 오가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더불어 마음의 안정을 전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며 “물론 가장 큰 바람은 건강하게 이일을 오래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새해의 행복을 기원했다. <최희은 기자>
떡 포장을 마친 김현정 사장이 새벽 바람을 헤치고 시루연의
문을 열고 있다.
■ 세탁업
‘유닛 클리너스’ 손동희 사장
“세탁업에 종사하는 모든 한인 동료들이 힘든시기를 잘 버텨줬으면 좋겠습니다.”손동호(43) 유닛 클리너스 사장이 그레잇넥의 자택에서 새벽길을 달려 퀸즈 잭슨 하이츠의 도착할 때쯤이면 아직도 해가 뜨지 않은 새벽 6시40분이다. 하루 12시간씩 이곳에서 10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며 특별히 힘든 일은 없었다는 손 사장이지만 3년전부터는 불경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손 사장은 “근무자 수가 6명에서 3명으로 줄고, 수입은 30%가 떨어졌다”며 “이 업종의 마진이 25~30%인데 이런 식으로 수입이 떨어지면서 주변에 빈손으로 운영비만 겨우 건지는 세탁소들도 상당수다”고 설명했다.
뉴욕시 전체 세탁업주중 80% 정도는 한인이었지만 그 사이 경영난으로 문닫는 한인 업주들은 늘고 중국계 등 타인종의 유입이 거세졌다. 뜸하던 단속도 지난해부터는 부쩍 늘었다. 소비자국 검사관이 4개월 사이 4번을 방문한 적도 있었다. 경기가 침체에 접어들 때쯤 뉴욕한인세탁협회 집행부에 들어갔다. 단속과 기계 교체 등 세탁인들이 접한 각종 이슈를 해결하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였다. 손 사장은 “한인들이 뭉쳐서 단체의 힘을 보여줘야 부당한 피해는 줄이고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데 참여가 저조해 효과를 크게 못 거둔 것이 그동안 많이 아쉬웠던 점”이라며 “이미 뉴저지에서는 지원됐던 기계교체 비용, 불합리한 규정 등 세탁인들의 권인을 찾기 위해 한인 세탁인들이 앞으로 단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루종일 서있는 일이지만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손 사장의 새해 바람은 결연하다. 손 사장은 “문닫는 업소들이 많은데 세탁업소들이 문은 닫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라며 “가게 하나를 닫으면 가게에 속한 가장들과 거기에 딸린 가족들까지 쓸 돈이 없어져 돈이 안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탁에 사용되는 각종 서플라이 사업 종사자들도 한인들이 상당수인데 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시장이 위축되게 된다”며 “세탁인들이 끝까지 버텨주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잃지 않기를 당부했다. <최희은 기자>
날이 다 밝지 않은 새벽, 유닛 클리너스의 손동희 사장이 세탁물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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