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곳 이력서 냈지만…” 대졸백수들 한숨
명문대 나와 ‘알바’나 부모 비즈니스 전전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도 바늘구멍 취업
경제학 전공으로 지난 2009년 뉴욕주립대를 졸업한 한인 박모(27)씨. 주류기업에 취업해 비즈니스 전공을 살리는 것을 꿈꿨던 최씨는 그러나 1년 넘게 그럴 듯한 직장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올 들어 취업을 포기하고 뉴저지의 부모님 집으로 들어갔다. 박씨는 요즘 부모님이 운영하는 수퍼마켓에 나가 일을 돕고 있다.
박씨는 “불경기로 인해 직장을 잡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며 “번듯한 기업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그럴 바에야 부모님 가게를 돕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지난해 메사추세츠 주립대 계열을 나온 한인 여성 김모(23)씨 역시 대학 졸업 후 집으로 돌아와 취업을 준비하다 요즘은 커피점에서 서빙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사회학을 전공했지만 이를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토로하는 김씨는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게 아쉽다”며 “주변 친구들 가운데 나처럼 대학 졸업 후 부모님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수년째 이어지는 경기침체의 그늘 속에서 이처럼 학사나 석사학위를 가지고도 직장을 잡지 못하고 여전히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한인 대졸자들이 늘고 있다.특히 경제난 이후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이 채용을 줄이면서 전문직으로의 진출은 더욱 어려워져 변호사나 회계사 1명을 채용하는데 70~80명씩 지원자가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갓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일부 한인들의 경우 20여차례 이상 로펌에 지원서를 제출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여전히 구직 대열에 나서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한인 1.5세 이모(33)씨는 법대 졸업 후 5년 넘게 변호사 일자리를 잡지 못해 세일즈맨으로 전전하다 최근에야 겨우 일반회사의 법률 관련 일을 맡게 된 경우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직을 구하지 못하고 세월을 보냈던 이씨는 학자금 상환을 위해 결국 보험 세일즈직에 뛰어들어 일을 하다 얼마 전 모 화학회사 소속 변호사로 채용됐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25~34세 연령의 남성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비율은 2005년 14%였으나 2011년에는 19%로 늘었다. 같은 연령대 여성은 동기간 8%에서 10%로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이나 대학원을 나와서 소매업소의 캐시어나 일반 사무직원 또는 은행의 텔러 등 전공과목과는 무관한 저임금 직종에서 일하는 대학생들도 크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졸업자들이 구직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비영리단체나 기업에서 인턴으로라도 일을 시작해 경험을 쌓을 것 ▲자신이 원하는 급여 수준보다 적더라도 직장을 잡아 경험을 쌓은 후 이직을 고려할 것 ▲전반적인 분야 직종에 열린 자세를 가질 것 등을 조언하고 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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