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영(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꽃을 단 빨간 모자, 앵무새 손잡이의 움푹 파인 우산, 묵직한 카페드 가방과 가정교사용 드레스를 입은 나는 책 속에서 서풍을 타고 이 세상으로 날라 온 메리 포핀스(Mary Poppins)였다. 어릴 적 나는, 그녀가 되어 공중을 날아다니며 말썽꾸러기 제인과 마이클과 첫 소풍(outing)을 가는 보모 역할을 했다.
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는 ‘Show and Tell’ 위크(Week)가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주인공이 되어서 한 장면을 선택하여 재연하게 된다.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인상적인 부분을 찾아 관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표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반 친구들과 ‘질의응답’(Question and Answer)시간을 가지며 주인공의 관점으로 대답 하게 된다. 그러므로 발표자는 주인공의 성격과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해석하여야만 청중의 질문들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청중 또한 능동적인 경청 자세로 참여해야만 원활한 의견 교환 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미국 교육의 중심에는 프로젝트(Project)* 와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이 있다. 관심을 끌 수 있는 시각 교구(Visual Aids)들을 사용하여 자신의 의견을 대중에게 보여주며 확실하게 전달하고, 명확하게 답변 하는 방식은 고등교육을 대표하는 교과 과정이다. 즉, 상호 이해 관계를 구축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애플의 iPhone 4S 신제품 출시회, G 20 정상회담, 연구 발표회와 설명회, 의학 학회나 세미나, 회사 기획실의 프리젠테이션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대표단의 프리젠테이션 들을 모두 ‘Show and Tell’의 확대 해석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의 관건이 된다!’ (Communication is a key to a success!) 라는 말이 있다. 유치원생들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을 보여 주며, 친구들의 질문에 답하는 ‘Show and Ask’는 다음 단계인 ‘Show and Tell’ 로 발전되고, 서서히 Project와
Presentation으로 진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어른이 되어 사회에 진출했을 때에,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잘 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난 주에 나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메리 포핀스를 관람했었다. 한 숟가락의 설탕이 쓴 약을 삼키는 데 도움이 되듯이, 아무리 어려운 일도 그 안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메리 포핀스의 ‘A Spoonful of Sugar’ 장면을 보는 순간, 나의 기억 속에 각인되었던 그 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작품 속의 주인공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현실 속으로 나타나게 하듯이 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실제적인 교육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미국의 교육이다.
*show=project=present 보여 주다, 나타내다, 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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