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 박사 < 커네티컷 센트럴 대학교 명예교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미구에 밥으로 변하여 비빔밥의 기본이 된다. 사람도 나이가 들고 지식과 경험을 쌓게 되면 겸허해지고 남의 존경을 받는다. 위대한 마음의 소유자로 훌륭한 지도자의 성품까지 겸비하여 삶의 보람을 일깨워 준다. 미국에 와서 거의 반세기 동안 직접, 간접으로 배우고 체험한 교훈을 골라 삶의 길잡이의 도움이 되고 식사(食思)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구름 위에 있지 말고 땅에 내려와서 가르쳐라’
이것은 내가 학위를 마치고 대학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였을 때, 나의 지도 교수로 수고해주신 죤 켄드릭(Dr. John Kendrick) 박사님의 당부이다. 흔히 박사학위를 받아 조교수로 대학에서 가르치게 되면 딱딱하고 어려운 질문 용어를 써가면서 권위를 세우기 위한 강의가 되기 쉽다는 충고였다. 명 강의란 겸허한 마음으로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르쳐야 된다는 뜻이다.
성
인이 모인 대학에서 학생들과의 친밀한 유대관계는 땅에 내려와야 이루어진다. 구름 위에 있으면 강의가 지루할 뿐만 아니라 격리감과 함께 기름과 물처럼 융합이 될 수 없다. 동시에 유머를 사용하여 학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원활한 가르침이 된다.위의 교훈을 또 하나 다른 각도에서 적용한 적이 있었다. 음악을 전공한 친구 부인이 의사인 남편을 따라 이민 와서 피아노를 사기로 하였다. 우리 부부에게 동행을 청하였다. 미국에 오래 살았다는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였다.
두어 곳에 가본 후 상당히 큰 피아노점에 가게 되었다. 많은 모델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 중에 유명상표의 번쩍거리는 피아노에는 빨간 리본까지 매달려 있었다. 판매원은 신품이라 소리도 좋다는 설명이었고, 직접 한 곡을 연주하기도 하였다. 듣기가 좋은 곡조였다. 다른 것도 둘러보았으나 역시 빨간 리본 달린 피아노가 새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사기로 결정하였다.
계약서에 서명하려는 찰나 무심코 피아노의 바퀴를 보았다. 판매원은 새 것이라고 장시간 선전하였지만, 바퀴는 누가 봐도 상당히 닳아버린 피아노였다. 판매원이 구름 위에만 신경을 썼고, 땅에는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하찮은 실수를 하였던 것이었다. 그는 신용도 잃어버렸다.
<김기훈 박사 ‘인생은 비빔밥, 맛있게 드세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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