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종업원
부모들 쌓인 감정
자녀에 이어져
LA한인타운을 비롯한 한인 밀집 지역의 일부 학교내에서 한인 학생들과 타인종 학생들간 인종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히스패닉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한인 학생들도 많은 LA한인타운 인근의 한 중학교에서는 최근 한인과 히스패닉 학생들 간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일부 학생들간 반목이 심해지면서 교내에서 한인과 히스패닉 학생들간 욕설이 오가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히스패닉 학생들이 교내에서 지나가는 한인 학생들에게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는 고함을 질러 양측이 싸움 직전까지 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한인 학생들과 히스패닉 학생들이 서로 다른 동선으로 움직이며 잘 어울리지 않지만 서로간 갈등이 언제 폭발할 지 몰라 불안하다”고 전했다.
백인 지역인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혼혈 한인 학생이 급우들의 왕따를 견디다 못해 백인 학생들과 싸움을 벌인 뒤 결국 학교를 떠나야 하는 케이스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싸움 후 출동한 경찰이 자신은 수갑을 채웠으나 백인 학생은 그냥 돌려보낸 것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한인 학생들이 다수 재학하는 LA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몇 달 전 한인 학생들이 이 학교 카운슬러에게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며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한인 학생수가 크게 늘어나자 이 카운슬러는 한인 학생들을 따로 불러 고함을 지르며 윽박지르는 등 한인 학생들에 대한 반감을 공공연히 표출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처럼 교내에서 한인 학생들을 둘러싼 인종 갈등이 자꾸 불거지는 것은 사회적 갈등이 학교내도 투영되고 있기 때문. 특히 한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간 인종 갈등의 바탕에는 같은 이민자이면서도 미국내에서 사회·경제적 지위의 격차에 따른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태법률센터 유소년 혐오범죄부의 윤숙 나바레 디렉터는 “한인 고용주 밑에서 부당한 대접을 받는 어른들을 보아 온 히스패닉계 학생들 사이에서 한인 학생들에 대한 질투심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빈부의 격차에 따른 사회, 경제적 문제의 형태”라고 분석했다.
또 좋은 학군을 찾아 백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한인들이 많아지면서 기존 주민들이 외지인에 대한 막연한 반감을 품는 것도 한인 학생들을 둘러싼 인종 갈등의 잠재 원인이 되고 있다.
나바레 디렉터는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학생들이 공존하고 있으나 인종 갈등을 대처하고 극복하는 것을 돕는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한인 학생들이 인종 갈등의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학부모들과 커뮤니티의 관심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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