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밸리 한국학교에서 설날을 맞아 차례상을 차려 놓고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교육시키고 있다.
남가주 밸리 한국학교 한인학부모회 임원진들. 오른쪽이 김인옥 회장.
문화·예절교육 앞장‘자원봉사 선생님’
자녀와 함께 등교‘토요일=바쁜날’
간식준비 비룻 각종 기금모금 행사
“한글 가르치니 사고의 폭 넓어져”
“한국인의 두뇌가 우수한 것은 어려운 한국어를 구사하는 우리 민족의 사고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비롯한 이중 언어로 세계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 주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학교에 보냅니다.”
한인 부모들에게 한글 교육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요즘 토요일이면 한국학교로 아이들을 보내려고 주말아침부터 분주한 한인들이 많다. 바쁜 생활 속에 주말 하루는 쉬고 싶지만 어릴 때 시기를 놓치면 한글을 배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부모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가주 밸리 한국학교의 한인학부모회(김인옥 회장)의 회원들 역시 토요일이 아침마다 바쁜 하루를 시작한다. 휴일 늦잠에 잠겨있는 아이들을 흔들어 깨워 옷을 입히고 밸리 타자나(Tarzana)에 있는 한국학교로 자녀들과 함께 등교한다.
학교에 도착해 학부모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는 것. 간단하게 도넛이나 머핀으로 아침상을 차릴 때도 있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비빔밥 등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필요한 음식도 만든다.
간식은 물론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를 지원하기 위해 각종 기금모금 행사를 벌이는 것도 학부모회의 몫이다. 주기적으로 학교 운동장에서 바자를 연다. 집안에 쌓여 있는 옷가지와 폐품들. 버릴까 했는데 바자에 내놓으니 주변 주민들이 신기하게 돈을 내고 가져간다. 한국 마켓에서 실시하는 쿠폰 프로그램에도 참가한다. 학부모회에서 공동으로 식품을 구입해 10% 정도의 디스카운트를 받아 기금으로 사용한다.
봄마다 열리는 학교 운동회 준비와 진행도 학부회가 주관한다. 종전에는 그리피스 공원에서 열리는 남가주 한국학교들의 합동 운동회에 참가했는데 밸리 한국학교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자체적으로 운동회를 연다.
최근 한국학교들이 한국어 교육과 함께 한국 역사·문화 교육을 강조하는 추세인데 지금까지의 한국학교 교육이 말하기, 읽기, 쓰기 등 한글교육에 중점을 두어왔지만 지금부터는 역사·문화 교육을 통해 한인 2,3세의 정체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특별활동 역시 기존의 미술, 음악, 무용, 체육 외에 한국동요, 붓글씨, 동양화, 구연동화, 종이 접기, 사물놀이, 민속놀이, 예절교육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
밸리 한국학교도 명절 때마다 한국의 고유 풍습을 공부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설날에는 차례상 차리기를 실습하고 한복을 입고 선생님과 부모님들에게 세배를 올린다. 추석에는 송편을 만들고 삼일절에는 태극기를 그린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연으로 연날리기 대회도 열린다.
김인옥 회장은 “아이들이 태극기를 그리면서 삼일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차례상을 공부하면서 한국의 전통의식을 배우고 있다”며 “글짓기 대회, 한국어 능력시험 등 한국어 교육 외에도 학부모회가 봉사하는 일이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글 배우다 보면 정체성 찾기 저절로
부모-자녀 벽 낮아져 가족화목도 도움
●한글교육의 중요성
메릴랜드 대학 최규용 교수는 한인 자녀들이 한글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먼저 한글교육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워주는데 이 곳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한국인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렸을 때의 한글 교육과 한국의 문화 역사에 관한 교육뿐이라고 최 교수는 전한다.
한글교육은 부모와 자녀간의 언어 장벽을 줄인다. 가족간의 화목에도 이바지한다. 자녀들이 한글을 알고 한국어를 잘하면 한국에서 할아버지나 할머니 등 친척들이 방문해도 그들과 대화가 가능하다.
한국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 대부분 한국의 웹사이트는 한글 전용으로 아직은 외국인들이 그 내용을 활용하기 힘들다. 그러나 인터넷이 가장 발달한 나라의 하나로서 한국의 웹사이트에는 매우 유익한 내용들이 있어 미국의 웹사이트와 함께 사용하면 인터넷 기능을 두배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남가주 밸리 한국학교
18720 Linnet St. Tarzana, CA 91326
수강시간-토요일 오전 9시~정오,
등록금 190달러, (818)395-8027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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