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로우에서 18년째 살고 있는 김형용(53)씨는 화씨 12도의 매서운 추위에도 반팔 차림으로 일을 한다. 오래 살다보니 체질도 에스키모 원주민을 닮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부산 동래서 태어나 1983년 도미, 하와이와 앵커리지를 거쳐 배로우에 정착한 김씨는 1978년 한인이 오픈했던 ‘샘 앤드 리’(Sam & Lee)에 취직해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자립의 꿈을 키웠다. 당시 배로우에서 잘 되는 식당이라고는 그 곳밖에 없었던 탓에 주인들은 떼돈을 벌다시피 했고 돈을 모으면 어김없이 앵커리지나 캘리포니아로 빠져나갔다. 김씨는 하루 20시간 가까이 일하면서 받은 봉급을 푼푼이 모아 결국 1989년 10만달러를 들여 식당을 인수했다.
몇 년간 쌓은 노하우(know-how) 덕분에 식당운영은 잘됐고 이후 3년에 걸쳐 무려 순익 8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횡재를 맞았다. 김씨는 1991년 식당을 해서 번 돈으로 배로우에서 가장 큰 택시회사인 ‘아크틱캡’(ArctiCab)을 매입했다. 모두 16대의 택시를 운행하는 이 회사는 배로우에 있는 4개 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한인 10명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김씨는 "원주민의 텃세와 5년 전 가게에 난 불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자식들 키우는 보람에 버틸 수 있었다"며 "미국에 와서 있었던 곳이 배로우 밖에 없어서인지 포근한 고향과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범죄 없고 인심 좋고 돈벌이가 잘되는 게 배로우의 장점"이라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많은 부를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배로우를 평했다.
배로우의 터주대감 격인 김씨는 91년 결혼한 부인 김성자(42)씨와의 사이에 성희(9)·성미(8)·성아(3) 등 세 딸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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