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캐나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Tenstorrent)가 짐 켈러 전 인텔 부사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이사회 멤버로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였던 류비사 바이치는 “켈러만큼 컴퓨터·문화·조직을 디자인하는 데 훌륭한 리더는 찾을 수 없다”며 스카우트 이유를 밝혔다. 켈러는 “텐스토렌트는 가장 유망한 AI 스타트업으로 차세대 컴퓨팅 대기업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텐스토렌트는 미국 반도체 업체 AMD 등에서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일했던 바이치가 2016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경영 여건은 창립 후 수년간 열악했다. 하지만 켈러를 영입한 후 혁신적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켈러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적인 엔지니어로 꼽힌다. 애플 아이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칩’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담당했으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작업도 주도했다.
켈러는 지난해 텐스토렌트 CEO에 올라 차별화 전략으로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엔비디아 제품은 비싼 데다 전력 소모도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텐스토렌트는 저가이면서 전력 효율이 높은 칩을 개발해 시장을 잠식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다른 업체와 기술을 공유하는 오픈소스(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해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26억 달러(약 3조 6700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가 최근 진행된 펀딩 행사에서 텐스토렌트에 투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텐스토렌트와 협업해왔지만 자금까지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투자회사 베이조스익스페디션스와 세계적 금융사 피델리티 등도 펀딩에 참여했다. 우리 경제가 직면한 ‘1%대 성장률’ 쇼크를 돌파하려면 규제 철폐 등으로 첨단산업 스타트업을 육성해 성장 동력을 재점화해야 한다.
<임석훈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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